(817) 개막한 「지하철 시대」|김명년 <서울시 지하철 건설 본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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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하철 건설 본부가 발촉 된 이후 10개월 만인 12일 서울 지하철 1호선이 착공을 보았다. 수도 서울의 동서를 관통하는 서울역∼청량리까지 9·5km의 지하철 1호선 착공을 위한 10개월간의 준비 기간은 사실상 너무나 짧은 기간이었다. 70년대의 서울은 지하철 건설의 시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번에 착공한 1호선은 앞으로 3년의 공기를 지니고 있다. 또 1호선이 완성되기에 앞서 2·3호선을 착공할 계획이다. 다만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앞으로 5년 또는 10년 동안 지하철이 건설되는 기간의 시내 교통 소통 문제다. 1호선 착공 때에도 교통 문제를 예의 검토 했다. 서울의 지질 구조가 「오픈·커트」나 「커트·커버」 공법 어느 방법으로 하든지 수월할 것으로 판단되어 퍽 다행한 일이었다. 차량 소통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체로 「오픈·커트」로 공사가 진행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하철 건설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될는지 의문을 갖는 축도 있는 것 같다. 우선 1호선의 경우 국보 1호인 남대문과 보물 1호인 동대문이 지하철 노선에 걸리지 않느냐 하는 점과 2백60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재원, 그리고 2·3호선을 건설할 때 8백43억원이나 되는 예산 문제 등을 염려하는 것 같다.
재정상의 문제는 지하철의 건설이 단순한 대중 교통 수단이 아닌 국가적인 건설 사업인 까닭에 특별 회계로 계상 되어 정책적인 배려로 이루어질 것이며 1호선이 남대문이나 동대문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한으로 줄였다.
남대문은 서쪽으로 6m를 옮겨 설계했고 동대문은 약 3m 가량 북쪽으로 걸치게 되었으나 지하철 궤도가 지하 13m에 놓이게 되어 있어 진동의 영향은 현재 「버스」노선의 진동 정도보다도 작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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