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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각 징검다리 된 인수위… 정부·청와대 요직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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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27 조각(組閣) 결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노무현 정부 요직으로 진출하는 징검다리였음이 드러났다. 정부와 청와대 요직에 인수위의 개혁적.진보적 색채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전망이다.

당초 盧대통령은 지난 21일 인수위 평가회에서 "인수위원들을 내 자산으로 삼아야지 우리끼리 갈라먹으면 밑천이 줄어든다"면서 "지금은 (쓸 사람이)없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인수위 주변에선 위원들의 입각이 한두명 정도로 최소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23일 이정우(李廷雨) 당시 경제1분과 간사가 정책실장으로 청와대에 진입했고, 네명의 인수위원이 노무현 정부에 입각했다.

김진표(金振杓)인수위 부위원장은 경제부총리로 경제 사령탑에 올랐고,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였던 윤영관(尹永寬)서울대 교수는 외교통상부 장관에, 사회문화여성분과 간사였던 권기홍(權奇洪)영남대 교수는 노동부 장관에, 경제1분과의 허성관(許成寬)위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에 발탁됐다.

청와대에는 이미 상당수 인수위원이 기용됐다. 이병완(李炳浣)기획조정비서관, 박범계(朴範界)민정2비서관, 박종문(朴鍾文)국정홍보비서관, 정만호(鄭萬昊)정책상황비서관 등이 모두 인수위원 출신이다.

앞으로 핵심 포스트에 중용될 인사도 상당수에 이른다. 정무분과 간사를 맡았던 김병준(金秉準)국민대 교수는 장관급 정부쇄신위원장이 유력시되며, 이종오 전 국민참여센터장은 교육부총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김대환(金大煥.인하대 교수)전 경제2분과 간사는 유력한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다. 정순균(鄭順均)전 인수위 대변인도 국정홍보처장에 거론된다. 이들이 발탁되면 28명의 인수위원중 절반 가량이 새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인수위원보다 한 단계 아래인 전문위원을 지내다 청와대 비서관으로 진출한 사람도 전기정(全基汀)청와대 정책프로세스개선 비서관 등 8명이나 된다.

청와대 실무진인 행정관급에는 인수위 행정관들의 진출이 특히 두드러졌다.

이 같은 인수위원들의 약진에 대해 사람을 고를 때는 까다롭지만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끝까지 챙긴다는 盧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盧대통령의 인재풀이 아직 두텁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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