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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일가 압수 미술 컬렉션에 수억원 호가 이대원·겸재 작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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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게서 확보한 미술품 600여 점 중 15점을 공개했다. 이대원 화백의 풍경화 ‘농원’(왼쪽)과 중국 근대미술의 거장 장샤오강(55)의 판화 ‘혈연 시리즈’(오른쪽) 등이 포함됐다.

검찰이 전두환 일가에게서 압수한 미술품 600여 점 중 일부 작품의 목록을 공개했다. 미술계에서는 많게는 점당 수천만~수억원을 호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이 1일 언론에 공개한 미술품은 총 15점이다. 지난 7월 전 전 대통령 사저에서 압류한 고 이대원 화백의 풍경화 ‘농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120호(200×106㎝) 크기의 이 작품은 이 화백이 생전에 전 전 대통령에게 주려고 특별 제작해 직접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술시장 관계자는 “‘농원’ 시리즈는 가장 인기가 있는 70년대 구작이라면 5억∼6억원까지 나갈 수 있고, 좀 더 최근 작품이라면 3억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는 주로 장남 재국(54)씨가 수집·소장해 온 작품들이다. 국내 작품 중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로 한국미술의 세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고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가 눈에 띈다. 다만 유화가 아니라 종이에 과슈(gouache) 물감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5000만∼600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미술계 원로이자 한국 대표 여류 화가인 천경자 화백의 ‘여인’도 있지만 판화다. 경매 시작가가 보통 100만원 선이다. 검찰이 확보한 김종학 화백의 ‘꽃’ 작품은 10호 크기 유화가 2000만원 선에 거래된다고 한다. 오치균 화백 작품 ‘집’의 경우 50호 유화가 6000만~8000만원 정도 값을 받는다.

 겸재 정선과 현재 심사정, 호생관 최북 등 조선시대 화가들의 그림 3점도 공개됐다. 한 전문가는 “겸재 작품이 진경산수화 중에서도 좋은 것이라면 크기가 작아도 최소 1억~2억원에 거래되고, (상상 속 풍경을 그린) 관념산수화라면 4000만~5000만원 선”이라고 전했다. 현재(玄齋) 작품은 평균 4000만~5000만원 선에, 호생관 작품은 5000만~7000만원 정도에 팔린다.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실크스크린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God)’, 중국 작가 장샤오강의 판화 ‘혈연 시리즈’, 이탈리아 작가 프란체스코 클레멘테의 ‘우상(idol)’ 등 해외 유명 작가 작품도 나왔다. 밈모 팔라디노(이탈리아), 프랜시스 베이컨(아일랜드)의 무제 작품도 포함됐다. 장샤오강의 판화는 1000만~1500만원 선, 데이미언 허스트의 실크스크린은 2000만∼3000만원 선이다.

권근영·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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