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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결혼했을지도 모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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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기독교 신앙의 역사가 시작됐을 때부터 동정과 독신생활을 종교생활의 이상형으로 생각했던 이유는 이것이 각 종교인으로 하여금 예수의 생애를 보다 가까이 닮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한 젊은 장로교신학자는 이러한 이상과 이 이상의 전제가 되고 있는 예수의 독신론에 도전하는 새로운 이론을 발표하여 날카로운 주목을 끌고있다.
예수는 성적인 금욕주의를 성스런 생활의 최고 형태로 인정한 일도 없거니와 예수 자신이 결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이 기발한 이론을 제시하고 있는 문제의 인물은 웨스트버니지아에 있는 데이비드·앤드·엘긴즈 대학의 종교철학과 주임인 성서학자 월리엄·E·핍스 박사(40)이다.
기독교계에 상당한 물의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핍스 박사의 저서 명은 『예수는 결혼했었나?』.
이에 대해 당장 자신있게 긍정하는 학자는 적을 것 같으나 예수가 한때 결혼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핍스 교수가 열어 놓았다는데는 일반적으로 의견이 일치될 것 같다. 특히 그의 주장은 신부의 독신제를 반대하는 가톨릭 개혁주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저서는 성서에 예수에게 처자가 있었다는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그가 독신이었다고 단정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통념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수는 『성과 결혼에 관한 당시의 풍습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하는 핍스는 예수가 12세 되던 해부터 18년 후 전도를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에 그가 어떤 생활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성서에 아무런 기록도 없으나 이 기간에 그가 결혼을 했다가 후에 다시 독신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저자는 복음서에 보면 예수는 여러 여인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막달라·마리아가 그의 아내였을지도 모른다는 대담한 추론까지 전개하고있다.
막달라·마리아는 간음을 하지만 예수의 변함없는 사랑과 『이혼보다는 화해』를 원한 예수의 언질로 그녀는 회개하고 다시 충실한 그의 배우자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같은 저자의 견해에 대해서 유명한 가톨릭 성서학자 존·L·매킨지 신부는 핍스 이론이 지나치다고 논평했다.
한편 개혁파 유대교신학자 유진·보로위츠는 히브리 문화가 결혼의 가치성을 높이 인정했다는데는 핍스와 의견을 일치시켰으나 『예수가 당대의 종교운명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가 독신생활을 했다해서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NYT=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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