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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선정기준|국립공보관 대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미술 인들의 요긴한 작품발표의 전시장으로 제공되고있는 국립 공보관이 대여 기준이 서있지 않아 미술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공보관은 오는 16일까지 71년도 제1기 전시 희망자를 공모 접수하여 이 달 안으로 대여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인데 신청이 폭주하고 있어서 그 결과가 한층 주목되고 있다.
미술제는 공보관이 비록 대여료 없이 빌려주는 것이라 하더라도 명분 있는 선정 기준을 밝혀주길 요구하면서『사사로이 선심 쓰려 하거나 정실에 의해 배정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까지 대여 대상자의 선정은 관장과 전시과장·서무과장의 삼자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들 관리의 상식에 의해 적당히 선정됨으로 말미암아 사실상 무질서하게 처리될 가능성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
내년 제1기 1월∼3월 동안에 전시장을 사용하고자 하는 신청자는 40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시기간이 대개 3월중으로 몰리는 경향이다. 그러나 3월 한 달 동안은 국전에서 탈락된 사진 및 건축 부의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므로 실제 대여할 수 있는 전시실이란 1, 2개 뿐. 그래서 경쟁은 더욱 치열하기 마련이다.
70평 내외의 전시실 4개를 가지고 있는 국립 공보관은 정부 전시를 우선적으로 하여 남는 전시실을 일반인의 예술작품 발표 장으로 무료 대여하고 있다.
물론 중견급에서는 전시실의 내부조건이나 대여기준의 무질서 때문에 여기서 개인전 갖기를 기피하는 편이지만, 무료인데다가 가장 관람객이 많은 도심지인 까닭에 항시 신청자가쇄도 한다.
70년도 4·4분기별 신청 건수를 보면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은 대여 신청건 수)
▲1∼3윌=28건 (27건)
▲4∼6월=46건 (43건)
▲7∼9월=47건 (34건)
▲10∼12윌=95건 (39건)이같이 신청 건수가 많을 적에는 정부·공공단체·일반단체의 순으로 배정하되 어려운 예술인들의 정상을 참작하여 개인에게도 되도록 대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공보관측은 말하고 있다. 이 경우 미술계「그룹」에 대해서는 단체 취급은 할 수 없지만 「그룹」에 따라서는 개인 보다 우대한다는 것이 당국의 유권적 해석이다.
국가에서 공보관을 설치한 목적이 일반에게 전시장을 대여하기 위한 데 있지 않으므로 그러한 안배는 불가피한 것이라 하더라도. 개인이나 「그룹」중의 선정에 있어 어떠한 기준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 미술계는 비난의 화살을 던지고 있다. 70년도 10월∼12월간의 분야별로 신청건수와 대여결정건수는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은 대여건수)
▲회화=31건(13건) ▲조각=3(0) ▲「디자인」=5(2) ▲공예=5(2) ▲서예=7(3) ▲시화=3(0) ▲사진=11(6) ▲건축=2(1) ▲TV미술=1(1) ▲종합미술전=1(1) ▲아동미술=6(0) ▲조화·생화=3(3) ▲회화=5(2) ▲기계=2(0) ▲정부 계획전=3(3)
이들 가운데 비교적 많은 혜택이 주어졌고 또 공정하게 선정됐다고 하는 부문이 사진. 이에 비하여 회화·조각·서예 등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문에 있어서는 적잖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가령 선발된 결정자중에 아리랑 공예「센터」의 목공예전, 손인실 여사의 제자 서예전, 동덕 출신 미전. 경기 중학교 동창미전, 예고출신의 예원회전, 구창서 동양화전 등이 있는데 비하여 탈락된 신청자 중에는 전상범(조각 개인전) 장선백(동양화전) 이열모(동양화전) 봉상균(상업「디자인」전) 이승택(조각전) 판화협회(일본 현대판화전)등 저자에 비교 안될 높은 수준의 것이 눈에 뛴다. <이종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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