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하면 지역균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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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산=허준 기자】김대중 신민당 대통령후보는 25일 부산에서 연설회를 갖고 ①향토예비군제도의 폐지 ②지역 감정 해소와 행정구역 개편 ③지방 자치제 실시 ④대통령 3선 조항폐지 개헌 등 선거에 앞선 그의 정책기조를 밝혔다. 대전에 이어 두 번째 가진 연설회에서 김씨는『향토 예비군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폐지하고 보다 적은 예산으로 능률적인 방위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시책을 비판,『공화당 정권이 이룩한 건설과 발전을 시인하나 이는 겉치레에 불과하며 현 정권은 근대화를 부르짖으면서도 지방대립을 앞세운 전 근대적 방법으로 정권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민당이 집권하면 전체국민 대중에게 공명한 부의 분배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노동자의 권익 옹호를 위해 노·자 협의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선거는 나에게는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한 것이지 75년이나 79년 선거의 예비전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부산 연설의 요지는 대전에서의 것과 거의 같았다. 김씨는 『내가 대통령 후보에 나선 것은 내년에 기필코 정권을 교체하여 모든 국민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나의 유일한 집권 목적은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전 정권 아래서의 비정을 개혁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
김 후보는 정치보복은 않겠다고 말하고 『집권하면 이승만 박사를 독립과 건국의 원훈으로서, 장면 박사를 4·19정신을 받은 민주정권의 수반이었던 분으로서 명예회복 조치를 취하고 윤보선·박정희 양 대통령에 대한 충분한 예우를 보장하는 동시에 그들을 대통령 고문으로 추대, 재직시의 경험을 활용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중은 6천 8백 평의 부산 공설 운동장을 모두 메웠으며 이에 앞서 대전에서는 비 때문에 청중이 많지 않았다. 유진산 당수와 김영삼·이철승씨가 두 곳에서 한 연설요지는 다음과 같다.
▲유진산 당수=내년 선거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사활이 걸려있는 갈림길이다.
국내외 정세가 어려운 만큼 국민들이 내년 선거에서도 종전과 같이 국가의 장래를 외면하는 행위를 한다면 그때 가서 땅을 구르며 통곡해도 우리를 도와줄 나라는 없을 것이다.
▲김영삼 의원=내가 여러분 앞에 나선 것은 3선 개헌을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박대통령의 3선 자체를 반대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김대중 후보와 후보 경쟁에 나섰다가 패배한 후 김 후보의 승리는 바로 나의 승리라고 선언하고 그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부산 시민이 바라는 바와 같이 언젠가 대통령이 될 날이 있을 것이다.
▲이철승 씨=내년에는 기필코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독재는 부패를 낳고 부패는 자멸을 낳는다.
지금 우리나라엔 3대 위기가 있다. 그것은 열강에 둘러싸인 불안한 국제정세, 독재가 파멸할 경우에 올 위기, 국민의 무관심이다.
공화당의 경제건설은 특권층을 위한 것이었고 10년간의 근대화 정책은 서울 공화국, 농촌 공화국, 특권 공화국이란 3개의 공화국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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