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발소] 류현진과 유리베, 때리고 또 때리고…"우리가 왜 이러냐구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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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3루수 후안 유리베의 커튼콜이 온라인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유리베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2회와 3회 각각 솔로홈런을 친 뒤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다저스 더그아웃에서는 유리베를 향한 축하 인사가 쏟아졌고 다시 그라운드로 올라온 유리베는 모자를 벗은 뒤 관중에게 커튼콜로 화답했다.

유리베의 홈런과 커튼콜과 함께 또 하나의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바로 이날 경기에서 홈런 쇼를 펼친 유리베에게 격한 축하를 전한 류현진의 모습이다. 11일 유튜브에는 ‘3번째 홈런을 친 유리베를 축하하는(때리는) 류현진’이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류현진은 천천히 유리베에게 다가가더니 유리베의 뒤통수를 주먹으로 ‘콩’하고 쥐어박았다. 이에 유리베는 놀라고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두 사람은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경기를 지켜봤다.

류현진은 경기 내용뿐만 아니라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한국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더그아웃에서 몸을 풀거나 동료와 장난을 치는 모습 등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포착돼 팬들에게 전해진다. 이중 주로 화제가 되는 것은 류현진을 둘러싼 짓궂은 장난들이었다. 때로는 류현진이 동료에게 귀여운 손찌검(?)을 할 때도 있고, 또는 동료에게 더 심한 앙갚음으로 되돌려받기도 했다.

한때 류현진과 ‘절친’ 유리베의 장난은 ‘정색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13일 메츠와의 홈경기서 TV 중계화면에 다저스 더그아웃이 잡혔다. 류현진이 자리에 앉아 있던 유리베에게 다가가 왼손으로 유리베의 뺨을 살짝 쳤고 뺨을 맞은 유리베는 류현진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화가 난 표정으로 노려봤다. 류현진은 유리베의 정색에 당황해 물러났다가 한동안 유리베를 빤히 쳐다봤다. 다음날 유리베는 “류현진에게 화를 낸 게 아닌데 표정 때문에 그렇게 보였나보다”라며 “이는 오해다”라고 해명해야 했다. 두 사람에겐 생각지도 못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이처럼 논란까지 됐던 이들의 짓궂은 장난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겐 낯선 모습이 아니다. 마치 화가 난 것 같은 표정과, 거친 행동들이 선수들에겐 기쁨과 친근감의 표시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격한 애정표현을 유형별로 알아봤다.

◇ 정색형

상대 선수의 장난에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라고 당장에라도 따질 것처럼 정색하는 유형이다. 이 모습은 자칫 선수들이 싸우는 것처럼 보여 논란을 유발할 수 있지만, 친근감의 정도가 깊어야 가능하다. 정말 기분이 나빠서 이런 표정을 짓는 경우인지, 아니면 장난을 치는 어린 아이들처럼 놀고 있는 모습인지는 판단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장난을 친 후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하거나 지나다니는 모습을 봐선 후자의 경우에 더 무게가 간다.

◇ 폭행형

말 그대로 무조건 때리고 보자는 격한 표현법이다. 이 유형은 홈런이나 큰 점수가 났을 경우 등 감정이 극도의 좋을 때 흔히 나타난다. 맞는 선수는 아플지 몰라도 동료의 축하에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이 경우 주의할 점은 평소 감정이 안 좋은 동료가 있었다면 미리 피해두는 것이 상책일 수도!

◇ 댄스형

더그아웃에서 몸을 흔들고 춤을 추면서 기쁨을 표현하는 선수들도 포착된다. 류현진 옆에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엉덩이를 흔들며 춤추는 푸이그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또 유리베는 강남 스타일 춤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때로는 격하게, 때로는 귀엽게 뛰노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장난은 한국 야구팬들에겐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유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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