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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J] '재규어·머스탱…' 고성능 슈퍼카만 모았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어디 가서 기죽을 일 없는 고성능 모델만 모았다.

'JAGUAR F-TYPE S V6' Better than Porsche

그 유명한 '톱기어'의 제러미 클락슨은 자신의 칼럼에서 F타입과 포르쉐를 어린 슈퍼모델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비교했다. 메르켈 총리는 현명하고 편안한 여자겠지만, 침대에 데리고 가고 싶은 건 (다소 신경질적이라 해도) 슈퍼모델이라는 거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올 한 해 포르쉐와 직접적인 난타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 10월에 발매할 2세대 레인지로버 스포트는 카이엔과, 그리고 지금 소개할 F타입은 911 형제들과 정면 승부를 벌일 모델들이다. 누가 낫다는 설명은 의미가 없다. 두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이 방향을 살펴보는 게 실구매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

극단적인 스포츠카를 추구한다는 건 비슷하다. F타입은 시작 단계부터 포르쉐를 넘어서기 위해 많은 부분에 신경 썼다. 차체는 강인하고, 무게 배분과 출력, 응답성 등도 모자랄 게 없다. 외관은 F타입의 승리다. 더 예쁘고, 더 강렬하고, 더 희소성 있다. 지나치게 기계적이라 가끔 숨 막히는 포르쉐 형제들의 내부에 비하면 F타입은 좀 더 너그럽다. 시트는 등과 엉덩이를 껴안듯 휘감고, 버튼과 버튼 사이의 여백이 충분해 한결 숨 쉬기 편하다. 도대체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동적인 사운드는 직접 들어봐야 안다.

숨 막히는 독일식 메커니즘에 질식해버릴 것 같은 사람들, 뭔가 다른 스포츠카를 타고 싶은 사람들에게 F타입은 최고의 대안 같다.
핸들링은 날카롭고, 스포츠카의 정통성을 지녔으면서 더 여유롭다. 말하자면 F타입은 포르쉐 독주 체제이던 기존 스포츠카 시장에 완전히 다른 감성으로 접근하는 차다. 너무 포르쉐를 깎아내린 것 같아 좀 미안하지만, 나 역시 어린 슈퍼모델에게 더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다.

'FORD MUSTANG V6 3.7' 머스탱이니까

지금 소개할 바로 이 차를 얼마 전 구입한 친구에게 물었다. 왜 하필 머스탱을 샀느냐고. 대답은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머스탱이니까.” 존재 자체가 구매 이유가 되는 차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1964년 데뷔 이래 반세기 동안 머스탱은 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지켜왔다. 정교하지는 않았지만 거칠고 난폭했다. 하지만 5세대로 넘어온 머스탱은 난폭함을 슬쩍 자제한다. 2010년 추가된 신형 V6 엔진 덕분이다. 구형 엔진에 비해 출력과 연비 모두 30% 이상 향상됐고, 주행감도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말하자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머스탱의 진가를 확인시키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편안한 주행을 추구하는 건 모든 브랜드가 마찬가지. 상대적 관점에서 보면 머스탱은 여전히 머스탱이다. 3700cc 엔진은 만족스러운 출력과 엔진음을 내고, 운전하고 있다는 실감을 그대로 전해준다. 실내는 변화의 폭이 더 적다. 오글거리는 섬세함 따위 애초에 생각도 안 했다. 꼭 필요한 것만, 꼭 필요한 자리에 놓여 있다. 올드 카를 모는 것 같은 투박함은 이 복잡한 시대에 역설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복잡하다 못해 눈이 다 어지러운 요즘 차의 실내와는 달리 머스탱의 실내는 명쾌함으로 가득 차 있다. 50년 동안 머스탱이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GT500은 언제쯤?

'BMW M6 COUPE' 몰입의 순간

압도적이었다. 차에 타는 그 순간부터 내리는 순간까지 M6는 세상의 종말에서 혼자 살아남아 달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다른 차들과 함께 달리는 동안에도 홀로 달리는 것 같은, 이 기분 좋은 폐쇄감. 실체는 강력한 엔진에서 시작된다. 560마력의 4395cc 트윈 터보 8기통 엔진.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싶은 오버스펙. 하지만 이건 그냥 BMW가 아니라 M이니까. 모두가 같은 것만 먹고 살 수는 없으니까.

고성능 스포츠카의 상징인 엔진 사운드에는 과장이 없다. 맘만 먹으면 지금보다 두 배 정도는 데시벨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러지 않는다. 오히려 공격 직전의 맹수처럼 조용히 그르렁거린다. 그런데 그게 운전자를 더 긴장시킨다. 진정한 강자는 굳이 티 내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알려준다. BMW의 상징 같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속도뿐 아니라 rpm을 보여주는 ‘M 디스플레이’를 별도로 장착했다. 다른 데 신경 끄고 오직 달리기에만 집중하라는 말이다.

한참 달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M6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 수능 치르는 고3처럼 엄청나게 몰입하고 있었다는 걸. 차를 타면서 이렇게 몰입한 적이 있었던가. 몰입했다는 건 그만큼 운전자를 긴장시켰다는 말이다. 과연 BMW 최강의 차, 혹은 전 기종 통틀어 최강의 스포츠 세단이다.

'LEXUS IS250 F-SPORT' 심장이 뛴다

얼마 전 신형 IS250을 시승했을 때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출력이나 안락함 같은 문제가 아니었다. 이 차를 만들며 들인 엔지니어들의 정성과 고민이 온몸으로 느껴져서. 이 거대한 기계 덩어리에서 ‘마음’이 느껴진다는 게 참 놀라워 혼자 감탄했다. 독일 3사와는 확실히 다른 렉서스만의 무언가가 분명히 있는 차였다.

F스포트는 말 그대로 IS250의 스포티 버전이다. 폭스바겐의 R라인처럼 실제 고성능이 아니라 고성능 같은 내·외관을 지녔다. 하지만 그걸 일종의 ‘뻥카’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달리기 성능만 같을 뿐 다양한 무기를 갖추고 있다. 렉서스의 새로운 정체성인 스핀들 그릴은 F스포트 전용 사양인 메시 타입의 그릴 디자인을 적용했을 때 훨씬 빛을 발한다. 타 브랜드의 고성능 버전과는 달리 완전히 다른 차로 보일 정도다.

내부에서도 마찬가지. 렉서스의 슈퍼카 LFA에서 가져온 계기판(제작 단가가 3배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비싸다)은 운전자의 기분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속도계 대신 rpm에 훨씬 치중한 디자인 덕분에 같은 조건이라도 달리는 즐거움이 훨씬 크다. 그러니까 기본 버전과 F스포트가 같은 속도로 달린다면 F스포트를 탄 쪽이 훨씬 즐거울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 현재 렉서스는 F스포트뿐 아니라 ‘리얼’ F버전도 판매한다. 성능도 두 배, 가격도 두 배다. 그 정도 투자할 여력이 없다면 F스포트는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다. 기본 사양에서 5백만원만 더 투자하면 된다.

글 이기원 젠틀맨 에디터
사진 윤현식
어시스턴트 심성근

젠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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