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교역 규모 700억 달러로 … 원전 협력 계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박근혜 대통령과 베트남 쯔엉떤상 국가주석이 9일 오전(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노이=최승식 기자]

한국과 베트남이 무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0년까지 무역액 7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쯔엉떤상 국가주석은 9일(현지시간) 수도 하노이의 주석궁에서 첫 단독, 확대정상회담을 잇따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양국 공동번영을 위한 동반자적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하고 정치·안보와 경제·통상, 국제무대 등 제반 분야의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정상은 양국이 지난 20여 년간 이룩해 놓은 성과를 토대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 있고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양국 교역 목표인 200억 달러를 3년 앞당겨 2012년에 달성한 만큼 앞으로 2020년까지 교역액 7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베트남의 2기 원전 수주(100억 달러 규모)와 관련해 “두 정상은 한국의 원전 개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베트남 원전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2011년 한·베트남 원전 건설 종합계획 합의에 이어 금년 6월 베트남 내 원전 건설을 위한 공동 예비타당성 조사가 개시된 것을 환영하고, 베트남 원전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쯔엉떤상 주석은 회담 중 “한국의 원전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조원동 경제수석이 전했다. 조 수석은 “원전 건설은 국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인데 그것 빼고 행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사실상의 인가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긍정적인 답변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또 ▶융깟 석유비축사업과 베트남 남부 화력발전소 건설사업 등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 ▶2012년 만료된 고용허가제의 조속한 재개 노력 ▶금융협력 기반 강화 ▶농업분야의 포괄적 협력 ▶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 설립 추진 등 향후 추진할 세부 경제협력 방안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베트남이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큰 성과라는 평가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와 동아시아 및 세계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베트남 측은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환영한다는 뜻을 표했고, 아시아 지역에서 협력과 신뢰 구축을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한반도 분야는 과거 정상회담 문안보다 4∼5배 길며 표현의 강도도 저희가 원하는 것을 다 받아줬다”며 “여전히 당 대 당 차원에서 북한과 우호관계를 유지한 베트남이 신뢰 프로세스를 환영하고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지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핵에 대해서도 북핵이 세계평화의 위협이 된다고 공감했는데 이는 베트남 측에서 하기 힘든 말”이라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직후 ▶딴번~연짝 도로건설사업 지원 협력 양해각서 ▶공간 정보 데이터 인프라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금융감독원 베트남 사무소 설치에 대한 양해각서 등 7개 분야의 양해각서와 약정에 서명했다.

하노이=신용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관련기사
▶ '적군의 수장' 앞에…박 대통령, 꼬인 역사의 매듭을 풀다
▶ 쯔엉떤상 주석 "진정한 친구가 왔다"
▶ 한·베트남 정상, 내년 중 높은 수준 FTA 체결 합의
▶ 베트남 진출한 기업들 명암 교차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