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추락사고의 접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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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추석명절인 15일 서울에서는 성동구 삼일 시민아파트와 북아현동 시민아파트·금화시민아파트 등 세 곳의 아파트 옥상과 난간에서 어린이 3명이 떨어진 불상사가 연쇄적으로 발행하였으나 다행히도 생명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한다.
시민아파트의 옥상과 난간에서 사람이 떨어져 중상을 입은 일은 벌써 한 두 번이 아니나, 아직 사망자가 없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했던 기적 같은 일이다. 시가 보수작업을 미리 했던들 이들 사고는 막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시민아파트의 건립은 전임 김현옥 시장의 좋은 착상이었으나, 예산의 부족과 졸속하청공사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사이에 끼어든 부정행위 등으로 말미암아 20여 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던 쓰라린 상처를 안고 있다.
신임 양시장은 철저한 보수를 지시했으나, 다시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골조보강에 그치고, 산재해 있는 위험요소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것은 유감천만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시민아파트는 원래가 적은 예산으로 시공하였기 때문에, 옥상시설과 난간공사는 물론, 아파트 각 동을 잇는 다리의 난간공사가 불충실하여 어린이들에게는 부단히 생명의 위협이 돼왔음은 이번에 처음 지적된 일이 아니다.
삼일아파트의 경우, 지난 2월에도 김모여인이 떨어져 중상을 입고 8월에도 3층에서 어린이가 떨어졌고, 이번에도 15m높이의 난간에서 어린이가 떨어져 왼팔을 부러뜨린 사고를 낸 것이다.
이들이 떨어진 난간은 너비가 30cm, 높이가 70cm로 그 사이를 통해서는 어른도 빠져나갈 수 있어 5층의 입주자들은 난간의 위험성을 미리 예감하고 사이사이에 나무판자를 대 막았으나 6층에는 이런 예방조처마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최소한 이 정도의 예방조치나마 시급히 강구하지 않으면 추락사고는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놀이터가 없는 시민 아파트의 어린이들은 옥상에서 뛰놀고 있는데 옥상에도 50cm의 시멘트 난간시설 밖에 없어 어린이의 추락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에도 금화지구 시민아파트 75동 앞 구름다리 위에 난간이 없어 어린이가 떨어져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하여 본란은 시당국의 긴급한 보수를 촉구한바 있었던 것인데 아직도 이들 위험지구의 보수가 되지 않은 것은 시당국의 무성의한 행정처리라고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가 아파트를 건설할 때 부도시설의 축조·운관은 수익자 부담에 의한다고 계약하였는지, 우리는 잘 알 수 없으나 그러한 경우에도 시민의 안전을 위하여 안전시설을 마련하도록 강제하였어야 할 것이요, 그러한 시설이 완성될 때까지는 입주를 허가치 말아야했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는 입주자들의 난간설치 진정에 대하여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그 보완을 미루고 있는 모양이나, 시가 설계 시공한 건축물에 하자가 있어 위험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앞에 놓고,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악덕건축업자처럼 차일피일 시일을 끌고만 있을 수 있을 것인지 크게 반성하는바 있어야 할 것이다. 구름다리나 옥상이며 계단에 재대로의 안전시설이 없어 입주자들이 추락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설계와 시공에 큰 하자가 있는 것이지만 설사 그러한 하자가 없다하더라도 시민의 생명에 직접적인 위험을 주고 있는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보고서도 이를 외면한다는 것은 충분한 직무유기의 죄과에 해당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시는 그동안 부족한 예산 중에서도 시민아파트의 보강을 위하여 많은 예산을 전용하였기에 수지면으로는 채산이 맞지 않을 지 모른다. 그러나 시민아파트는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한 주택건설인 만큼 설사 약간의 손실을 보는 한이 있더라도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해야할 것이요, 위험방지시설을 마련하였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시는 난간 추락사고의 접종을 막기 위해 보수공사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할 것임은 물론 놀이터 없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어린이 놀이터며 탁아소 등을 설치하여 시민아파트의 위험하고 살벌한 생활환경을 개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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