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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 친구 숙제·답안지 태블릿PC에 바로 뜨네요, 신기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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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스마트 러닝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요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디지털기기는 새롭고 특별한 게 아니라 일상 그 자체다. 디지털기기로 대표되는 정보통신산업(ICT)과 교육이 결합한 스마트 러닝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교육 컨텐츠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정하는 올해 스마트 러닝 시장 규모만 3조원 이상. 영어 교육업체 청담어학원도 지난 26일 스마트 러닝을 구현한 창의 영어 수업 '청담 3.0'을 선보였다. 초·중생 20명과 학부모 10명이 이 프로그램을 미리 체험했다. 체험단 이승현(군포시 당동초 6학년)군을 통해 스마트클래스를 들여다봤다.

영어학원 가는 이군의 어깨가 가벼워졌다. 늘 들고 다니던 두꺼운 종이 교재 대신 가방 속에 태블릿PC 하나만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학원에 도착한 뒤 이군은 탭을 책상 위에 꺼내 탭에 설치된 프로그램을 통해 오늘 클래스에 접속했다. 강사와 학생 개개인의 탭은 서로 연결돼 과제물은 물론 수업 진행 상황이 칠판 역할의 TV에 실시간으로 비춰졌다.

 이날 수업 주제는 페이크 뷰티(Fake Beauty·수술 또는 시술 없이 비슷한 성형효과를 보기 위해 하는 각종 미용 행위). 이렇게 주제를 정하면 첫날은 영어로 된 각종 자료를 읽고 의견을 나누며 영어 말하기·쓰기 공부를 한다. 둘째 날엔 더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고 발표·토론은 물론 여러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논리력을 기른다.

 주제와 관련한 텍스트·영상·이미지·예술작품·만화·신문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트가 TV와 학생 개인 탭 화면에 동시에 나타났다. 강사는 TV 화면 속 디지털 룰렛을 돌려 발표자를 정하는 등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수업을 재미있게 이끌었다. 이군은 “자료 읽고 설명 듣는 식으로만 했으면 지루했을 텐데 신기한 사진이나 재밌는 만화도 나오니까 수업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수업 후 테스트를 봤다. 모든 학생의 답안이 TV 화면에 동시에 띄워졌다. 각자의 답안에 대해 강사의 평가와 설명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서로의 답안을 보며 부족한 부분을 토론하고 어떻게 고치는 게 좋을지 의견을 나눴다. 이군은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둘째 날은 프로젝트 수업. 배경지식을 배웠다면, 이제 내 것으로 만들어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거다. 탭을 이용해 인터넷에서 페이크 뷰티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추가적인 자료를 수집하며 여러 관점을 이해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완성해나간다.

 이군은 이날 반대 입장에 섰다. 같은 입장을 취한 친구 몇 명과 함께 공익광고를 만들었다. 성형과 관련한 기사와 광고, 영상물을 꼼꼼하게 살펴봤다. 광고 제작을 위해 즉석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대본을 완성했다. 이군은 PD를 맡아 탭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이용해 촬영했고, 다른 친구들은 의사·환자 역할을 연기했다. 탭에 설치된 음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공익광고 속 배경음악도 곁들였다.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각 팀의 결과물을 발표했다. 찬성 입장과 반대 입장 광고를 번갈아 상영했다. 이군은 “토론에만 그치지 않고 영상으로 만드니 어떻게 하면 더 세련되고 독특한 방법으로 표현할까를 고민하게 됐다”며 “다른 친구의 영상은 다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임희성 청담러닝 학원사업본부이사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새롭게 해석·표현하는 과정에서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동시에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스마트러닝을 표방한 프로젝트형 영어 수업은 영어실력은 물론 창의성을 함께 기를 수 있어 논술·서술형 문제와 수행평가 등 새로운 평가체제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리=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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