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5)정상 꿈 요원한 한국여자배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동경=이근량특파원】제8회 NHK배 쟁탈전 일본 배구선수권대회에 초청팀으로 출전한 한국여자배구팀운 1승1패를 기록, 세계 정상의 꿈이 요원함을 절감케 했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동경체육관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한국여자팀은 대회 첫날 일본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이 3-0 스트레이트로 격파, 기염을 토하더니 다음날 전 일본대표팀에는 3-0으로 완패, 기세에 충만했던 한국배구계에 실망을 던져주고 만 것이다.
평균 20세의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여자팀은 노장 문경숙을 주축으로 신인들을 보강하여 이번 대회의 참가는 사실상 그동안 일본에 접근했다는 배구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시험대였다.
대회 첫날 일본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맞은 한국여자팀은 평균 신장 169·5cm로 일본의 171·9cm보다 2·4cm나 열세에 있고 커리어에도 떨어졌으나 오직 불굴의 투지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첫날 경기에서 올해 처음으로 상비군에 편입된 박인실(중앙여고)이 득점 12, 서브권 11개로 수훈선수가 됐으며 김영자가 득점 8, 서브권 15개로 팀중 2위인 반면 역시 신인인 윤영내(덕성여고)가 득점 6, 서브권 8개, 이경선(산은)이 득점 2에 서브권이 10개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신장의 핸디캡속에 여고생으로 주축이 된 한국여자팀은 오직 이기겠다는 강인한 투혼으로 선전을 장식, 일본 배구계를 경악케했다.
이런 선전의 승리감속에서 전 일본팀과의 결전은 한국 배구계 뿐 아니라 일본 배구계에서도 초점을 모은 중요한 일전이었다.
첫날 신인들의 주축으로 선전을 장식한 한국대표팀은 이날도 박인실·윤영내등을 오픈 공격으로 세우고 이경선을 라이트 주공으로 폭발력을 보이는 듯 했으나 일본 장신의 벽을 뚫지 못하고 폭발적인 강타력앞에 어이없게 굴복하고 말았다.
전 일본팀의 공격은 강·연타를 교묘하게 구사, 한국 수비진을 교란시켰으며 하마(빈)의 페인팅과 후루까와(고천) 오노자와(소야택) 야마시다(산하)의 고타점은 거의 불가항력적이었다,
첫날 호조를 보인 박인실이 전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득점 2개, 서브권 7개를 기록, 김영자(득점3, 서브권9)에 이은 기록을 세웠으나 박인실 4, 이경선 2등의 실책등 총 15개의 실책을 기록, 커리어 부족을 입증한 셈이 됐다.
지난 68년 멕시코·올림픽대회에서 중위그룹을 마크, 세계 정상의 가능성을 보였던 한국여자배구팀이 이번 NHK배의 출전으로 신인 박인실 윤영내 이경선등의 발굴이 기대감을 남겼을 뿐 세계 톱수준인 일본과는 아직도 요원하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을 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