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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안 되는 서울대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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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강의 육속화와 유사시의 전략적 이용을 위해 지난16일 개통된 서울대교가 마포와 영등포 쪽 입구에서의 차량소통이 잘되지 않아 육속화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개통 5일째인 20일 상오 러쉬 아워에는 마포 인터체인지에서 아현 고가도로 입구까지의 도로는 꾸물거리는 차량들로 메워졌다. 시청 앞에서 아현 고가도로 입구사이로 제 2한강교와 서울대교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차량들이 뒤범벅이 되어 마비상태, 결국 서울대교에서 시청 앞까지는 차량의 홍수를 이루었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당초 서울대교가 개통되면 영등포∼시청간의 거리가 1.7㎞ 단축되어 일반차량 운행시간이 15분 단축된다고 내다본 예상이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다. 러쉬아워에 아현 고가도로를 빠져나가는 데만도 3∼5분이 걸리고 여기서 시청 앞까지는 3분 이상이 걸려 평균10분 이상이 걸려 지체되고 있다.
원인은 많다. ①서울대교가 6차선인데 비해 여기에 닿은 마포로가 4차선(15m)으로 좁고. ②『개통 된지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서울대교를 넘나드는 차량 중 구경을 겸해서 일부러 돌아가는 가 통행차량이 많고. ③이중에는 한강의 유료도로(강변1로)를 이용하던 차량들 가운데 하루 약2천대가 톨·게이트를 지나지 않고 바로 서울대교를 넘어가는 경우가 생겼다. ④또 서울시가 서울대교를 통과하는 노선 버스를 한꺼번에 6개 노선(1백4l대)을 운행케 한 점 ⑤마포입체교차로에서 아현 고가도로까지 불과 2.5㎞의 거리에 횡단보도가 무려 9개가 있어 차가 빠지지 못하는데도 원인이 있다.
이 사이에는 육교라고는 경기공고 앞에 단1개 소 밖에 없다. 더구나 마포로 에서 서강 종점으로 빠지는 삼각지와 염리동으로 들어가는 삼거리등 교차점에 자동신호장치 하나 없다.
이러한 여러 원인은 서울대교의 육속화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핵심된 원인이 도사리고있다.
마포로가 막히는 가장 큰 원인은 아현 고가도로 아랫길이 너무 좁고 시청 앞에서 차량소통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서울시 운수당국자는 지적했다.
아현 고가도로 아랫길은 2차선에 불과한데다가 서소문 쪽 고가도로 램프 옆길은 버스 1대가 겨우 비집고 지나갈 수 있는 소로.
이 좁은 도로에 서울대교의 하루통과차량 1만8백15대(지난18일 서울시집계)와 신촌에서 서소문 쪽으로 달리는 차량 1만1천대가 몰리고있다.
아침 러쉬·아워 때는 서울대교 쪽에서 1시간에 1천6백83대, 신촌 쪽에서는 1천6백49대가 각각 몰러든다. 또 같은 시간에 반대방향에서도 서울대교 쪽으로는 1천7백63대, 신촌 쪽으로는 1천8백67대가 통행하고 있다.
불과 5∼7m밖에 안 되는 좁은 아현 고가도로 밑 도로로서는 이 엄청난 차량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운수당국자는 또 시청 앞 광장에서의 차량소통만 잘되면 마포로의 마비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청 앞의 지체상태는 미리 서울대교 입구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제 2한강교와 서울 대교 쪽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차량들이 서소문에서 한꺼번에 모여있는데다가 시청 앞에서 막히는 바람에 제자리에 묶이는 꼴이 되고 있다는 것. 따라서 한강의 육속화는 시청 앞 광장을 입체화하여 육속화 하는 길밖에 없다는 결론.
물론 앞으로 뚫을 예정인 만리로(마포 입체 교차로∼균명고교∼서울역 뒤 3.1고가연결도로)를 완성하여 교통량을 크게 분산 할 수 있다. 또 강변도로가 완성되면 도심을 거쳐 성동 쪽으로 가던 차량들이 환상도로에 흡수되어 소통은 한결 나아질 것이다. 한강 유료 도로를 없애고 서울대교 쪽으로 몰리는 차량을 빼돌리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한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시청 앞의 육속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 시청 앞을 입체화하지 못하더라도 뉴·코리아 앞 주차장, 대한문 등 장애물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
이에 곁들여 한강에 놓여있는 다른 교량의 교통량을 다리에 연결된 도로의 소통 정도에 따라 적당히 균분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19일 중앙일보사가 조사한 바로는 제1한강교의 통과차량은 1시간에(하오4시∼6시 기준) 2천4백33대, 제2한강교는 2천2백51대, 제3한강교는 1천6백32대, 광장교는 6백50대인데 서울대교는 1천7백23대였다.
또 하나의 문젯점은 서울대교 영등포 쪽에 입체교차로가 안되어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시속80∼1백㎞로 달리던 유료 고속도로는 제구실을 못하고있고 사고의 위험도 많다.
서울대교와 서울교를 바로 잇는 여의도관통도로가 공군기지 때문에 뚫리지 않아 윤중제를 반 바퀴(3.5㎞)씩 돌아 통행하고있는 점도 문제가 되고있다.
서울시는 내년 5억원의 예산으로 영등포 쪽에 입체교차로를 놓고 10월께엔 여의도 관통도로를 뚫을 예정이다.
서울대교가 한강의 육속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따른 입체교차로 도로 확장 등 연관성 있는 도시계획의 추진이 결여되어 있고 버스 노선의 합리적 조정 등 운수행정의 뒷받침이 모자라 혼란을 빚고 있다.<이원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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