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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방위결의의 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캄보디아」사태는 독자적인 것과 월남전의 확대 개념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닉슨」대통령이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캄보디아」사태를 공간적으로 확대된 월남전의 일국면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축전의 기수였던「닉슨」대통령이 꾸준히 추구해온「닉슨·독트린」에 반하면서도 더우기 정치적 생명을 내걸고「캄보디아」에 깊숙이 개입한 것은 미국의 극적인 정책의 전환이라 하겠다.
특히「닉슨」대통령의 지상군 투입결정은『「아시아」는「아시아」인의 손에』라는「닉슨·독트린」의 추진과정에서「아시아」방위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확인하는데 의의가 있다.
미국의 이번 개입은 분명히 정치적 개입인 동시에 군사적 개입이고「캄보디아」사태를 월남전의 한 부분으로 보는 의미에서 특유한 개입이라 할 수 있다.
「닉슨」대통령은 그동안「캄보디아」사태가 월남전과 같은 양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따라서 외부에서 미국이 또 하나의 월남전을 만들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 군사고문단을 월남군의 일부분으로「캄보디아」에 보냈었다.
『월남안의 미국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고「닉슨」대통령이 강조,「캄보디아」사태를 월남전의 공간적인 확대로 보는 입장은 여론을 피하고 정치적인 비난을 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월남 참전국측에는 이런 미국측의 입장이 불리하게 된다.
「존슨」전 대통령은 세계 29개국에 월남전을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었다. 이에 대조적으로「닉슨」은「닉슨·독트린」의 문제로 막후교섭을 통해「아시아」자유우호 국가에「캄보디아」지원 문제를 종용해 왔다. 즉 미국의 지원이 물론 뒤따르나「아시아」인들이 스스로 「캄보디아」사태에 개입하고「닉슨·독트린」을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이 미국의 정책인 것이다.
따라서「캄보디아」사태는 「아시아」지역 자유국가의 능력을 시험할 계기로 주목된다. 또 미국이「캄보디아」를 지원해 달라고「아시아」여러나라에 요청한바 있기에「아시아」여러나라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에 따라 앞으로의 미국의「아시아」정책이 결정되겠기에 두고볼 일이다.
미국의 개입으로 공산권의 움직임이 관심인데「아시아」공산국가의 연합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공이「캄보디아」사태에 개입, 동남「아시아」에 발판을 굳힐 것을 우려해서 소련은「캄보디아」사태에 공산국가가 공동전선을 펴는 것을 달갑게 생각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만일의 경우 공산국가의 연합 전선이 형성된다면 월남전과 분리된 제2월남전쟁으로서의「인도차이나」반도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도 있다.
특히 미군의 개입후의 한국의 입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가장 관심거리인데 월남전에 대한 한국의 입장과「캄보디아」사태에 대한 그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월남전은 한국의 안보와 경제적 실리에 직결된다. 그러나「캄보디아」에서는 다르다. 그렇다고 실리면 만을 치중해서 미국이 요망하고 있는 지역 국가의 집단 안보 체제에 너무 소극적인 입장만을 한국은 내세울 수도 없는 것이다.
한국이 어떤 형태로든 「캄보디아」사태에 개입하는 경우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일본의 태도라 하겠다. 「아시아」지역분쟁에 거의 등한시하고 있던 일본이 주로 경제적 이유로 68년말부터 적극적인 자세로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캄보디아」사태는 일본의「아시아」지역 분쟁에 대한 태도의 척도요, 시험대라 할 수 있다. <문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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