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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2' 공개 … 불붙은 최고급폰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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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링컨센터에서 세계 주요 통신 사업자, 언론 관계자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폰 신제품 ‘LG G2’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G2는 검지손가락의 재발견입니다.”

 제임스 피실러 LG전자 미국 부사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링컨센터 재즈홀에서 진행된 ‘LG G2’ 공개 행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G2는 LG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휴대전화가 나온 이후 수십 년간 검지는 엄지에 밀렸는데, 이번에 공개된 G2는 검지에 중요한 역할을 부여했다. 제품 뒷면 검지손가락이 닿는 곳에 전원과 볼륨 버튼을 달았다. 현장에서 G2를 사용해본 인시피오의 마케팅이사 하마 삭스는 “통화 중 볼륨을 높이려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낭패를 본 적이 있다”며 “뒷면 버튼은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테두리에 있던 전원·볼륨 버튼을 없앤 덕에 화면은 5.2인치로 커지고 두께도 2.65㎜로 얇게 만들 수 있었다. 스리모바일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랜든 앤트는 “전면과 테두리에서 버튼을 없애면서 디자인이 콤팩트해졌다”고 말했다. 박종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소비자가 잘 쓰지 않는 기능을 얹기보다는 평소 불편하게 느꼈던 애로사항을 시원하게 푸는 게 진정한 혁신”이라며 “G2는 그런 혁신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엔 퀄컴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몰렌코프도 나와 LG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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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심혈을 기울여온 G2를 공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메이커들의 플래그십(기함)급 단말기의 격전장으로 바뀌었다. G2에 앞서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4 LTE-A, 6일 공개된 팬택의 베가 LTE-A 모두 각사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최고급 기종이다. 이번 플래그십폰 대전은 G2가 뒷면에 버튼을 단 것처럼 독특한 사용자경험(UX)의 대결 양상이다.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적 성능 혁신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실제 3사의 플래그십폰에 장착된 프로세서·메모리·카메라·디스플레이 등을 따져보면 일반인이 쉽게 구분하기 힘든 수준이다.

 이날 서울에서 진행된 공개행사에서도 G2는 UX에 심혈을 기울인 점을 강조했다. 전화가 올 때 귀에 가까이 대면 벨소리가 줄어들며 바로 통화가 되는 ‘모션콜’ 기능은 스마트폰이 방수팩에 담겨 있을 때뿐 아니라 겨울철에 장갑을 끼고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이어폰이나 충전잭을 꽂으면 화면 하단에 음악플레이어 등 관련 앱 4~5개가 일렬로 뜨는 ‘플러그 앤 팝’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카메라에 흔들림 보정 기능(OIS)을 탑재한 것도 눈에 띄었다. OIS는 원래 고성능 카메라에 장착되는 기술이다.

 팬택 역시 스마트폰 뒷면에 새로운 UX를 시도했다. 지문을 인식하는 ‘시크릿 키’ 기능이다. 사용자의 지문을 뒷면에 입력해야만 화면 잠금이 해제된다. 또 한 번 지문을 입력해놓으면 스마트폰 뒷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전화를 받거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사용자가 특정 앱을 숨겨놓고, 지문을 인식해야만 나타나게 할 수도 있다. LG전자 마창민 한국마케팅부문 상무는 팬택의 후면지문인식 기능과 관련해 “LG에서도 탑재를 검토했을 정도로 무척 욕심나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8일 G2를 한국에서 출시한 뒤 다음 달 북미와 유럽으로 출시 국가를 확대한다. 앞으로 8주 이내에 글로벌 출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전 세계 출시 이동통신사는 모두 130여 곳으로 기존 전략폰인 옵티머스G나 옵티머스G 프로보다 2배 이상 많다. 우리투자증권 김혜용 애널리스트는 “G2는 옵티머스G에 비해 공급하는 통신업체가 대폭 늘어난 만큼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며 “다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00달러 이상 프리미엄폰의 수요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서울=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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