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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속의 야당』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국의 야당은 국민의 머리와 시야에서 사라져가는 중대한 위기에 놓여있다.
정당은 당원들끼리 친목이나하는 단체도 아니며 이익을 분배하는 주식회사도 아닐진대 이같은 국민의 무관심속에서 야당이 발전할 수 없고 민주정치가 구현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개혁안에 대한 국민투표후 원인이야 어디 있든지 결과적으로 그것을 저지하지 못한데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들에게 외롭지 않다는 자신을 불러 일으키는데 이제부터 정열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느낀다.
국민들도 이제는 피치자라는 수동적 입장을 박차고『우리속에 내가 있다』는 대아자세로 이나라 정치를 채찍질 해야 할 때다.『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진부할이만큼 우리귀에 익숙하지만 국민은 아직도「개치악몽」에서 깨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여야당이 새로운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민도 정치권밖에서 안으로 들어가 70년대의 시대적 사명을 일깨워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건국후 두차례의 시련을 겪었다. 하나는 북괴에 의한「6·25」 동족상쟁이고 다른하나는「5·16」군사혁명이다. 이 시련은 70년대에도 본질면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며 따라서 오늘의 야당은 벅찬 과제를 안고 있다. 대외적으로 거당적 안전보장체제를 구축, 분단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통일과업을 성취해야 하며 대내적으로는 반독재 민주투쟁을 전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의 처지인 것이다.
현정권은「5·16」후 민생고 해결을 공약하고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지금 나라형편은 30억「달러」의 외채에 허덕이고, 중소시민의 생활권은 한계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그들은「유엔」자료에도 나타난 59년 국민소득 1백32「달러」를 82· 6「달러」로 과소평가하여 경제의 고도성장을 위장하고 있다.
경제 제1주의만을 강조한 나머지 인간부재현상을 유발하는 공화당정권에 대해 우리는 일면 반독재, 일면 정책대결로 민심계발을 해야하며, 이런 투쟁을 통해서만 70년대 야당으로서 역사기록을 남길 것이다.
이런 대여투쟁을 위해서 우리는 먼저 당내 안정기조를 이루어야 한다. 나는 안정세력의 구축이 사람의 머리수로 된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전 당원이 당의 현실을 보고 나라의 오늘과 내일을 보고 혜안만 갖는다면 당내문제는 모두 쉽게 풀릴 것이다.
앞으로 신민당에 각급 회의가 많겠지만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회의비를 내 스스로 마련할것이며 지방 대의원의 여비까지 조달해 줄 생각이다. 만일 이런 체제에서도 당원이 부패병으로부터 탈피하지 못할 때에는 극한 처분을 내릴 것이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공격함으로써 자신은 청렴결백하다느니 사고방식은 전근대적이다. 이방식은 대여투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정당하고 흠이 없을때 비로소 남을 공적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신명을 다해서 당의 체질을 바로 잡으려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정권교체는 이런 야당에 대해 국민의「맘」이 쏠릴 때 비로소 가능하다. 너도나도 대통령후보 하겠다고 이같은「무드」가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또「이미지·빌딩」할 시간이 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우선「싹수있는 정당」이란 인식을 국민에게 심고 이런 국민의 관심과 주시 가운데서 손에 땀을 쥐고「스타」탄생을 축복하는 상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바탕위에서 우리가 머리를 쓰고 정성을 모아 역사의 방향을 바꿀 결의를 보여야한다.
나는 신민당내의 파벌이 당의 우위에 서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내부에 스며든 패배주의를 말끔히 씻고 산간벽지의 대중속에 파고들어 국민의 팔과 다리가 되고 입과 귀가 되는 야당으로 재건되어야 한다.
우리의 대열은 이제 정비됐고 사고는 무장됐다. 70년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오로지 전진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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