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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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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학의 입시 계절이다. 올해의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약한 편이다. 그러나 응시자의 편에선 경쟁률에 상관없이 고심하게 마련이다.
전기대학중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학과는 K대학의 사회학과이다. 무려 18·6대 1. 의외의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사회학은 한마디로 『인간의 사회적 공동생활을 연구하는 과학』이다.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의 사회관계 또는 집단에 이 학문은 관심을 쏟는다. 그 기원은 학자마다 각각이다. 그러나 [그리스]의 철인 [플라톤]의 『더·리퍼블릭』(공화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이 압도적이다. 사회학(Sociology)이라는 용어가 생긴 것은 그보다 훨씬후인 [A·콩트]([프랑스]의 사회학자)때이다.
오늘날의 사회학은 [사회조사]를 중요하게 여긴다. 정책가들의 정책수립은 대개 이 [데이터]에 근거를 둔다. [닉슨]미국대통령이 최근 [사일런트·머조리티](조용한 다중)란 말을 사용한 것은 유명한 어록감이 되었다. 역시 이런 표현이 가능했던 것은 사회학적인 [어프로치]였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청년들이 사회학에 관심이 높다는 것은 일단 새로운 경향으로 치부할만하다. 도시화·근대화·인구밀집화가 촉진될수록 공동사회의 이해관계·인간관계·시민정신·생활감각등도 복잡해진다. 그 내면을 분석하는 학문은 물론 여러 갈래로 분화되어 있다. 그러나 [중화적인 입장]에 설수 있는 학문이 있다면 사회학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회학과의 인기는 그런 추세의 하나일 것도 같다. 사회학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는 셈이다. 현재는 대결의 시대라기 보다는 [조정의 시대]이다. 이것은 비단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분야에서도 다극다원화가 촉진됨으로써 마치 [숲]보다는 하나의 나무(수목)를 중요시 여기는 현상을 빚어내기 쉽다. 가령 물질문명의 발전에 인간의 정신문명이 따라가지를 못하는 이와같은 현상의 표본이 아닐까.
이것의 극복은 사회학의 노력만으로 될일은 아니다. 모든 학문이 똑같은 책임과 도덕감위에서 기여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조정의 역할은 누군가가 맡아야 할 것이다.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만에 일이라도 이런 곳에 던져지고 있다면 우선 반가운 일이다. 학과의 선택이 인기 직장의 선택과 같은 가치기준은 어딘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 청년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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