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는 물량…엉망체계…모순운임|"운송체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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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각종 수송 물은 해마다 느는데, 운송수단의 체계가 뒤떨어져 있고 곁들여 운임마저 비합리적으로 매겨져 있어 수송력부족의 근원이 되고 있다. 교통행정 당국은 수송 난이 문제될 때마다 수송수단의 부족을 들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나라의 수송단계가 근대화되지 못해 철도에만 편중되고 공로, 해운, 항공 등 기타 수송수단에 분산되지 않고 있는 점에 수송 난의 원인이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적정하지 못한 수송운임체계가 한층 수송질서를 문란하게 자극하고 있다.
운수행정당국은 고속도로가 개통됨에 따른 철도여객수입의 감소를 막고, 투자재원을 마련한다는 핑계로 오는 27일부터 또 철도여객운임을 평균 19.01%(완행열차는 35%)로 올려 받기로 했을 뿐만 아니라, 시외「버스」요금도 25%씩 인상해 주기로 결정했다. 이는 완행열차와 시외「버스」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일반서민층에게만 몽땅 부담을 떠맡기는 결과를 빚었다. 반면 철도화물요금은 그대로 머물러「시멘트」·무연탄·유 류 등 이른바 정부의 수송 우선의 혜택을 입고 있는 업자들에겐 오히려 이윤을 안겨 주는 불합리성을 조장했다. 이 같은 운수행정당국의 시책은 바로 수송운임체계를 문란하게 하는 것으로서,『발등의 불만 끄는 수송정책』이란 비난을 받기 마련.

<편중된 화물분담 율>
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국내 수송 난은 62년 도부터 비롯, 해마다 수송량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별표). 철도, 공로, 해운, 항공 등 각종 수송수단을 통틀어 여객수송 총수는 62년의 연간 7억7천2백4만1천명이던 것이 68년에는 3배가 는 21억7천6백71만 명이었으며, 69년 말에는 24억8천5백23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각 수송수단의 분담별로 보면 62년에는 철도가 51%(l인km 분담) 공로가 47.5%이던 것이 68년에는 철도 42.6%, 공로 56.1%로 크게 차이는 없으나 수송분담이 약간 공로 쪽에 의존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화물의 면에서 보면 그 분담 율이 엄청나게 편중적이다. 화물수송은 62년에 총 3천6백85만7천t에서 69년에 9천9백57만1천t으로 약 2.5배가 늘 전망. 그런데 수송수단의 분담별로 보면 철도는 62년의 81.5%에서 68년 71.2%로 공로와 해운의 비중은 62년의 각각 8.4%, 10.1%에서 68년에는 12.0% 및 16.8%로 늘어났다. 이 같은 추세로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의 화물수송은 여전히 철도에 절대적인 비중을 떠맡기고 있음이 나타났다. 이점이 바로 우리나라 수송체계의 모순점이다.

<운임체계의 불 합리>
국제적으로 근대화된 수송체계는 해운→공로→철도→항공의 순위로 짜여져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7년 동안(62년∼68년)의 집계에서 보더라도 철도→공로→해운(화물은 해운이 공로보다 앞섬)→항공의 순위로 비정상화된 체계로 짜여있는 것이다. 이 같은 수송체계의 편중은 바로 「수송체증」의 근원적인 요소가 되어있나 운수행정당국은 아직도 체계개선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수송체계의 모순은 바로 수송운임체계의 불합리성에 연유되고 있다. 현행 수송운임현황을 보면 수송수요가 많은 철도여객운임은 종전 1인lkm당 1원22전(인상요금 1원65전), 화물운임은 1t km당 1원15전이다.
이를 국제 료 율과 비교해 보면 일본 1인1km 3원74전(화물은 t km당 1원98전), 이태리 3원19전 (화물t km당 4원67전), 「캐나다」3원96전(2원38전), 서독 5원48전(6원30전), 불란서 5원70전(5원7전), 미국 5원70전(2원57전)으로 세계에서도 가장 싼 운임 율이다. 다음 공로운수요금은 여객운임이 포장도로는 종래 1km당 1원99전(인상요금 2원49전) 비포장도로는 2원22전(인상요금 2원78전)이며 화물운임은 1t km당 서울의 경우 11원6전, 지방의 경우 13원26전으로 되어 있다. 또한 선박운임은 3등 여객운임이 20km이내까지 3원70전, 화물운임은 1백km이내는 3원87전, 2백km이내는 2원31전, 3백km이대는 1원71전 등 원거리체감이 적용되고 있다. 항공여객운임은 1km당 10원 꼴.
이를 각 수송수단별로 비교해 보면 철도여객운임은 공로운임보다 절반 가량 싸고, 선박에 비해서도 싸다. 특히 화물운임은 철도가 공로보다 거의 10분의1이나 싸며 선박화물운임보다도 절반 가량이나 싸 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렇게 수송운임의 불균형상태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화물 량의 70%이상이 철도수송에 의존하는 결과를 빚고 있는 것이다. 대량화물수송을 위한 수송수단체계의 정비가 당장 급하다. <김석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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