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손못쓴 결함건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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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세아백화점의 화재는 시설 구조면에서 불만 나면 손을 쓸수없는 결함을 안고 있었다.
백화점 1층은 건평 4백평에 84개의 점포가 밀짐돼 있는데도 비상구 하나없이 폭2m 길이30cm 의 좁고 긴 통로 5개만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외부로 통하는 창문마저 없었다.
불이나자 이5개의통로가 한꺼번에 굴뚝노릇을 한것이 이 건물구조의 결점이었다.
기둥같은 매연은 쫍은 통로를 굴뚝삼아 뿜어 나갔기 때문에 소방대원들도 통로에 들어설수없어 진화작업에 큰고생을 했다.
또「셔터」6개중 정문쪽 2개는 외부에서 열수없어 현장안으로 접근하는 것은「서터」를 부숴야만 가능했다.
여기에 백화점은 난방시설로 「스팀」장치가 안돼있어 점포마다 전기곤로와 석유난로를 쓰고 있었으며 각 점포사이의 벽이「베니아」로 막혀있어 불이나자 화염은 삽시간에 번지게됐다.
이날밤 화재소방동원에는 소방차69대중 6대가 고장나 가동치 못했고 3대가 진화작업중 고장이나 움직이지 못했는가 하면 소방차 69대중에서도43대가 15년안팎의 내구연한을 지난 폐차직전의 노후차로 실제 화재발생때 20대 안밖의 차가 가동했을 뿐이다.
서울시경이 보유한 소방장비중에는 「셔터」파괴기·배연기 산소 호흡기 절단기등 시설을 가진 특수 소방차가 한대도 없었기 때문인것 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최근 들어「개스」와 유류에 의한 화재가 부쩍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대비한 화학장비차도 한대없는 실정이고 3층이상의 고층 건물이 2천3백30개 에다 6층 이상 10층까지가 3백가게,6이상 58개로「빌딩」이 치솟는데 비해서 고층건물 화재에 대비한 인명구조용 고가 사다리차도 한대도 없는 실정이다.
서울의 화재는 지난 10년동안 3배가 증가,피해액은 10배이상으로 증가되고 있는데 서울시경은말로 소방 진단을 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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