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중국 경제 리커창의 초강수 1주 내내 대책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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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정책의 사령탑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연일 경제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영문매체인 차이나비즈니스뉴스(CBN)는 “정부가 올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3% 이내에서 억제하기로 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이날 대책은 리 총리가 중앙과 지방 정부가 얼마나 빚을 지고 있는지 정밀 감사하도록 명령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CBN은 “무디스 등 외국 신용평가회사들이 국가 신용등급을 낮추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적자 목표치를 3%로 정했다”고 전했다. 그리스 등처럼 당장 사달이 날 상황은 아니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말 중국 재정적자는 GDP의 1.14% 수준이었다.

 그러나 리 총리가 미리 단속하고 나선 점은 요즘 경제사정이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경제 분석가들이 올 4분기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7.3%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올해 목표치인 7.5%를 밑도는 성장률이다.

 베이징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마이클 페티스(금융) 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잉·중복 투자로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데 수출과 내수가 시원찮아 기업들이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바람에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리 총리가 올해 초 설정한 재정적자 억제 목표는 GDP의 2%였다”며 “하지만 재정적자가 빠르게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증가율이 더 가팔라질 전망이어서 억제 목표를 3%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재정적자 규제 외에도 최근 일주일 새 고강도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22일 대출 최저금리제 폐지 ▶23일 ‘성장 마지노선(7%)’ 제시 ▶24일 중소 상공인들을 위한 감세 ▶25일 기업들의 과잉설비 해소 지시 등이다.

 로이터통신은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개혁 위주의 ‘리커노믹스(Likonomics·리커창 경제정책)’가 수정되고 있다”며 “리 총리가 경기부양까지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리 총리의 대책 가운데 최저금리제 폐지, 정부 부채 실사, 과잉설비 해소 등은 개혁 조치다. 반면에 성장 마지노선 제시와 중소 상공인 감세 등은 경기부양적인 요소가 강하다.

 로이터는 “경기부양 효과와 개혁을 동시에 추구해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양 날개 전략인 셈이다. 이 전략이 성공할지 여부에 세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패하면 세계 경제가 또 위기를 맞을 수 있어서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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