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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방위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주한미군의 감축·철수 또는 한국방위의 「한국화」론이 미국에서 거론되고 있다.
7일의 보도에 의하면 「레어드」미국방장관은 지난 6월 미하원세출분과위원회에서 주한미군의 「한국군대찬화」와 그의 조기감축이 기대되고 있다고 증언한 것이 공개되었다.
지난 8월8일 전미국해외공보처장 「칼·T·르완」씨는 「닉슨·독트린」과 더불어 주한미군철수론이 심각해졌다고 말했는가하면 8월중순「유·에스·앤호·월호·리프트」지도 극동에서의 미국의 방위선후퇴는 필지의사실이라고 내다보았다.
국군의 파월이래 한때 잠잠했던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논의 대두는 시기적으로 미국의 대아정책의 전환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 예상되는 70년대의 미극동정책은 주월미군의철수, 「오끼나와」반환, 각국의 군사적자립등으로 요약되고 있으며, 특히 「닉슨」행정부는 정치·경제·여론등의 복합적인 압력때문에 전략체제의 변경과 해외주둔 미군의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한국에 관한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비롯해서 한국의 특수사정을 고려하여 미정책전환에서 예외가 됨을 확약했고, 또 우리도 그러한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당국의 거듭한 확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극동정책전환의 여파는 어김없이 한국에도 밀어닥치고 있음을 직감할수 있다.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한다고할때 그후에 상정할 수 있는 사태라는 것은 더무도 심각한 것이 있어 서상한 보도만으로써도 우리는충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정부수립이래 20여년간 장구한세월 우리는 미국없는 한국방위라는 것을 사실상 생각할 수 없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근본적인 정세변천이없는한 가까운 앞날에 미국없는 한국방위의자담이라는것은 생각하기어려울것이다.
주한미군이 감축되거나 칠수한다고할때 그것이 한국민의 사기와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할 것이다. 그와 반면, 중공과 소련과 육속되고있는 북괴의 호전성을 더욱 자극하게 할것이며 북괴는 그시점을 이용하여 미국이 한국방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않다고 오단하여 전면전쟁을 시도할지도 모른다.
주한미군의 주둔은 문서상에 이룩된 한미상호조약보다 실질적인 보장이 되는 것이며 그것이 있음으로써 한국방위력지원을 의한 「파이프·라인」이 항시 살게되고, 유사시 미해공군의 즉각적인 엄호를 보장할 수 있다.
무기체계발전에 따른 미군의 공수능력이 보강됐다해도 일단 빼돌린 군대를 다시 투입한다는것은 어려울것이며, 철수후 가상할수있는 전쟁에 대비한 전쟁물자비축문제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는 한국정세의 근본적인 변천이 없은 한,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철군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수없는 동시에 대체되는 어떤 대비가 있더라도 그것은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둘수는 없을것임을 다시한번 지적하지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의 방위가 언제까지나 무한정으로 미국에 의존한다는 것은 우리만의 안이한 생각이 될지 모른다. 우리는 앞날을 내다보면서 있을수 있는 정세변천에 대비해서 현국방정책의 총검토와 아울러, 각가지 상황에 대처할수있는 전략을 구상해놓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10연, 20연을내다보는 국방정책이 있어야할 것이며 국방의식은 물론, 방위전략·방위외교, 그리고 국방의기구·관리·병력·장비등 제반부면에 이르기까지 점차진지하게 검토하고 대책을 수립할때가 당도했다고 보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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