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과 자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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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얼마전부터 검찰은 일제히 외설물 단속에 나섰다. 딴은요즘 우리 주변에는 성(性) 이 너무 범람하고 있다. 신비로와야할 성이 이령게 마구 개방된다는 것은 못마땅한일임에 틀림없다.
검찰에서는 음란한 장면을 찍은 몇몇 영화의 출연자와감독등을 소환하는가 하면 과도한 성적묘사를한 소설작가들을 입건하는등 내사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데 이와같은 당국의 과잉단속이 예술활동의 자유를 저해하지않을까하는 두려움도 없지않다.
그런데 검찰의 내사를 받고있는 이들 영화나 소설물이 요즘 부쩍 더 팔리고 있다니 대중의 성에대한 호기심이나 관심도는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인간이 성을 떠나서는 존재할수 없는것이니만큼 성을지나치게 신비의 「베일」 속에 비장해 버리면 오히려 역현상이 일어나는법이다. 인간이 사는 데있어 이 본능이 큰 방해가 되는 것처럼 배제한다면 그것은 허위의 생활이 되기쉽다. 그런경우 본능은 크게 반역을 하게마련이다. 「스트립
·쇼」 「섹스·어필」한 잡지의 범람이나 도색영화의유행, 「아프레·게르」의 횡행등 최근의 노출적인 성풍속은 이제까지의 허위적인 인간생활에 의해 억압된 본능의 반역임에 틀림없다. 아무리겉으로는 점잖은체하며 인간은 동물과는다르다고 우쭐대도 인간은 역시 그속에 동물이 도사리고있다는 본능의 항의가 아닐까?· 그러니까 인간은 우선동물로서 살지않고서는 인간으로서도 살수없는 것이므로 보다 건전한 인간생활을 영위하려면 본능의 문제를 속임없이 하여 성본능을 똑바로 인식하고 그것을 견실하게 살펴나가야할 일이 아닐까 한다.성본능을 비천한것으로 보는것도 잘못이며 본능과욕망과를 혼동하는것도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일은 못된다. 제각기 그것을 구별하여 본증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욕망에는 현명한 선택을 함으로써 인간생활을 밝고 행복하게 해야 할 것이다. 검찰당국은 외설물의 과잉단속 보다는 각 윤리위를통한 자율규제를 하도록 하는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일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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