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강도… 하수구서 잠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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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일 아침 9시 35분쯤 서울 성동구 충현동 492의 4 변용태씨 (41·운수업)집에 25세 가량 된 괴한이 들어가 혼자 있던 변씨의 아내 김영숙 여인 (39)을 과도로 위협, 현금 6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김 여인은 이날 아침 2층에서 아래층으로 청소하러 내려가던 길이었는데 아래층 목욕탕에서 작업복 차림의 야위고 키가큰 괴한 1명이 갑자기 나타나 과도를 김 여인의 가슴에 들이 대고 『떠들면 죽인다』고 위협한 후 『돈을 내라』고 강요했다.
괴한은 김 여인을 앞세우고 2층으로 올라가 김 여인은 거실벽장 속에서 6만 원을 꺼내주었다.
김 여인은 괴한이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순간 『강도야』하고 소리치자 괴한은 뛰어내려가 나지막한 80cm 높이의 담을 넘고 3.5m의 석축을 뛰어내렸다.
이때 김 여인의 고함소리를 들은 이웃 구평회 씨 (호남정유 부사장)집 운전사 심상원씨 (26)와 경비원 장봉상씨 (39)가 뒤쫓기 시작했고 이웃사람들이 112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관과 방범대원 5, 6명이 뒤쫓자 괴한은 담 아래에 있는 이웃 김홍경씨 (50) 집 기와지붕에 올라섰다가 차양을 잘못 밟아 떨어져 혼자 마루에 앉아있던 김씨의 질녀 계영 양 (24)이 기겁을 했다.
이를 본 행인 1명이 괴한을 가로막자 돌을 던지며 현장에서 약 2백m 떨어진 문창국 씨 집 앞 하수구 쪽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경찰은 괴한이 하수구로 들어간 것 같다는 행인의 신고에 따라 하수구 속을 샅샅이 조사했으나 괴한이 들어간 흔적을 찾지 못했다.
법인이 자취를 감춘 주변의 하수구는 입구가 높이 1m, 폭 4m의 직사각형이지만 10m쯤 들어가면 폭 50cm, 높이 20cm의 반원형의 여러 하수구로 갈라져있어 사람이 들어갈 수 없게 돼있다.
경찰은 또 하수구입구에서 발자국이나 사람이 들어간 흔적도 찾을 수 없어 괴한이 하수구로 들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인근 우범자와 폭력배를 중심으로 범인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당초 김 여인이 현금 6만원이외에 10만원짜리와 20만원짜리 예금통장을 빼앗겼다는 신고를 받았으나 예금통장은 집안에서 찾아냈고,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한 김 여인의 진술이 자주 엇갈리고 있어 단순한 강도이외의 사전이 아닌가보고 김 여인주변인물에 대한 수사도 아울러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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