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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손경식·이미경·이관훈 체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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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현(53) 회장이 1일 구속되면서 CJ그룹의 경영권 공백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CJ는 올해를 ‘글로벌 원년’으로 정했다. 그룹 역량을 총 집결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최선두에서 전략을 지휘할 총수가 구속되면서 해외사업의 타격은 불가피하게 됐다. CJ그룹 관계자는 “1953년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이 설립된 후 60년 만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당장은 경영공백 등과 관련해 어떻게 할지 정해진 것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당장은 이 회장의 혐의를 벗기는 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재판이 오래 끌 경우 그룹 역량이 이쪽에 몰리면서 경영활동 위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CJ그룹은 이미 ‘총수 리스크’에 따른 사업 차질을 겪고 있다. 우선 CJ제일제당이 사료첨가제 라이신의 글로벌 1위 생산력 확보를 목표로 추진하던 중국업체 인수 협상이 중단됐다. 또 중국과 베트남에서 진행되던 제일제당의 사료사업도 최종 단계에서 결말을 내지 못하고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대한통운도 글로벌 물류업체를 인수합병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었지만 협상이 잠정 중단됐다. 프레시웨이의 미국과 베트남 현지 유통망 인수도 보류된 상황이다.

 CJ그룹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지난 5월부터 이 회장의 부재에 대비한 비상경영체제를 준비해 왔다. 이 회장의 구속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로 드러내지 못했을 뿐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공백 시에 대비해 앞으로 손경식(73) 회장이 전면에 나서 위축된 조직을 추스르고 그룹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그룹 내에서 막강한 영향을 행사하는 이 회장의 모친인 손복남(80) 여사의 친동생으로 이 회장에게는 외삼촌이다. 그는 현재 지주회사인 CJ㈜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어 주주총회나 이사회 개최 같은 별다른 선임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손 회장과 함께 그룹 내 의사결정 과정에는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55) E&M 부회장과 전문경영인인 이관훈(58) CJ㈜ 대표 등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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