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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양제츠 채널 신설 … 한·중 전략대화 대폭 격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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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양국 청년대표단 접견행사에서 참석자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고위층의 전략적 소통은 한층 ‘높아지고 깊어지고 넓어지게’ 됐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 간의 대화체제가 신설된 게 상징적 조치다. 그동안 북·중 관계에 비해 한·중 관계는 경제 분야에 치중되고 정치안보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날 발표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과 부속서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상호 방문과 정상회담은 물론 ▶서한 교환 ▶특사 파견 ▶전화통화 등의 방식으로 상시 소통하기로 했다. 이런 차원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간의 대화체제가 구축되고 양국 외교장관 간에는 핫라인이 처음 신설된다.

 그동안 한·중 전략대화가 차관급 간에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장관급보다는 격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김장수 실장과 양제츠 국무위원 간의 외교안보 대화체제가 만들어진 것은 의미가 큰 변화로 평가된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미·중 간의 전략 및 경제대화가 미 국무장관과 중국 부총리 간에 이뤄진다”며 “부총리급으로 불리는 중국 국무위원과 한국 국가안보실장의 대화체제는 차관급이던 전략대화의 채널이 사실상 부총리급으로 격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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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부터 매년 한 차례 열렸던 외교 차관급 전략대화가 앞으로는 연간 2회 개최되는 것도 긴밀한 소통을 위한 차원이다. 차관급 전략대화는 이달 3일 베이징에서 제6차 대화가 열렸는데 당시 김규현 외교부 1차관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차관)이 만났었다. 북·중 간 전략대화는 2011년 평양에서 차관급으로 처음 열렸으며 최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장예쑤이 부부장과 제2차 전략대화를 진행했다.

 한·중 대화의 채널도 다양화돼 범위가 한층 넓어진다. 외교 국장급 외교안보대화를 계속 추진하고, 정당 간 정책대화가 신설된다. 북·중 간에 조선노동당 국제부와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가 연례 교류를 하는 것을 의식한 것이란 후문이다.

 또 양국 국책연구소 간의 합동 전략대화도 신설된다. 예컨대 국립외교원·국방연구원·통일연구원·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우리 국책연구기관과 중국의 국제문제연구소·중앙당교(黨校)·현대국제관계연구원 등 싱크탱크 차원의 대화채널이 열리는 것이다. 이미 북·중 간에 조선노동당 국제문제연구소와 중국 국가 안전부(한국의 국가정보원에 해당) 산하 현대국제관계연구원이 정례 대화를 해 오고 있다.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의 수준도 깊어진다. 인문유대 강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위해 ‘한·중 인문교류 공동위원회’를 신설하고 이 위원회를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교육·관광·문화·예술·스포츠 등 분야에서 다양한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2004년 동북공정(工程) 논란이 불거지면서 양국이 역사 갈등을 피하기 위해 정치와 학술 연구를 분리하기로 합의한 차관급 구두 양해정신을 존중하고 이어 가겠다는 취지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글=장세정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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