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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는 그물에 걸러야|전반적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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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경제발전은 통계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이 말은 지난 2월에 「한국경제를 소개한불란서 「르·몽드」에서 얻은 한 절이다.

<외형상 고도성장>
어느누구도 경제성장율을 시비할 사람은 없다. 한국경제는 이제까지 높은 경제성장을 과시해온 것이다. 지극히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높은 경제성장율이 모든 문제를 해결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높은 물가상승율 또는낮은 농업생산성, 그리고 또 늘어나는 외화부채등은 한국경제가 안고있는 큰 걱정거리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당면한 큰 걱정거리는 소위 「문제기업」들 인줄 안다.
이러한 기업체일수록 모두가 거액대출이고 또 모두가 외자도입 기업체라는데에 문제가 있는 줄안다. 앞으로 이러한 부실기업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내외자 금리과중>
이제까지 외자도입 기업체들의 부실성의 원인으로서 논의되는 것을 보면 ①경제규모의 국제단위 미달과 제조공정의 낙후성 ②과중한 대내·대외부채로 인한 금리부담의 가중 ③상품판매시장의 미확보 ④운영자금조달의 곤란등을 지적하고 있다.

<내자·기술앞서야>
그러나 문제의 원인은 보다더 깊은데에 있는 줄안다. 외자만 도입하면 치부가되고 「금시발복」이나 되는 것처럼 알고 무작정 들여온 기업인들이나 또는 아무런 여건분석도 없이 지불보증을 서가며 허용한 관계당국의 무식견이 더욱 큰 원인인 줄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나라가 외자를 도입하는데에 있어서는 「거르는 그물(망)』이 있어야 한다. 신청하면 모든것이 통과되는 식은 안될 말이다. 외자도입을 하는데에 있어서는 먼저 「흡수능력」이 검토되어야 한다.
이흡수능력에는 첫째 내자, 둘째 숙련된 기술, 세째 선행된 사회간접자본의 형성, 네째 기업가 정신이다. 내자없이 외자만 들여온다고 되는것은 아니다. 기술도 없이 공장을 제대로가동시킬수는 없는 일이다. 또 기업가정신도 없는 사람이 외자만 도입하였다고해서 기업이운영될수 없다는 것은 더욱 명확한 일이다.
그러나 「거르는 그물」은 이같은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음에는 「전환능력」이 검토되어야한다. 즉 대내·대외의 시장조건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제품이나와도 팔려야 될것이 아닌가. 그 다음에는 「상환능력」이다. 갚을 능력도 없이 들여만 올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위에서 말한 「능력」검토도 제대로하지않고 도입에만 바빴던 것 같기만하다. 조동필 <고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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