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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만든 조각품, 냉장고 속에서 녹아내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 조각가가 5리터 가량의 얼린 피로 두상을 조각했으나, 이 작품을 보관해 둔 냉장고의 전원이 실수로 꺼지는 바람에 모두 녹아버린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런던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조각가 마크 퀸이 자신의 실제 두상과 똑같은 크기로 만든 '자아(Self)'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미술품 수집가이자 후원자인 찰스 사치의 런던 자택에 보관 중이었으나 이곳에서 일하던 건축업자들이 실수로 조각상이 들어있던 냉장고의 전원을 뽑아버렸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퀸은 목요일(현지시간)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이 “독특하다. 마치 살아있는 사람 같다"며 이 작품이 파괴된 것은 "엄청난 불행이다. 마치 친한 친구를 잃은 것 같다"고 밝혔다.

사치는 1991년, 이 '자아'를 2천 파운드(미화 약 1만7천달러)에 구입했다. 퀸의 동료들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만약 이 작품이 시장에 공개되었다면 1백40만 달러 정도는 호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조각 작품은 1997년 런던 왕립 미술원에서 열린 '센세이션' 전시회에서 다미엔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등 젊은 영국 미술가들의 작품과 함께 처음 공개됐다.

이 전시회는 이후 1999년 뉴욕의 브루클린 미술 박물관으로 옮겨져 개최됐다. 이 전시회를 통해 함께 선보인 크리스 오프리의 '동정녀 마리아'라는 작품은 성모 마리아의 한쪽 가슴에 코끼리의 배설물을 얹어 놓아 루돌프 줄리아니 당시 뉴욕시장이 격분하기도 했다.

LONDON, England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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