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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언론개혁 학자' SBS 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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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련)의 집행위원장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이사였던 김동민(신문방송학) 한일장신대 교수가 민영방송인 SBS의 사외이사를 맡기로 함에 따라 언론 개혁과 관련한 그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金교수는 10일 "SBS 측에 당장 추진할 개혁과제를 전달했으며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의 프로그램을 평가.정리하고 ▶분사과정에서 대량 해고 사태를 빚은 SBS미디어넷의 분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지나친 이익추구를 위해 프로그램을 저질화하는 것을 막고 ▶정치 보도에서 엄정 중립을 지킬 것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BS의 한 고위 관계자는 "金교수가 개혁적인 비정부기구(NGO)의 입장을 대변해 회사에 여러 가지를 요청했다"며 이를 확인했다.

그는 "SBS의 최고경영진은 사회적 개혁 요구가 중심여론으로 자리잡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金교수의 제안을 심도있고도 성실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金교수가 아직 사외이사로 정식 선임되지 않은 상태라 이 같은 제안은 비공식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金교수의 제안은 그동안 언론 개혁단체들이 집중적으로 비난했던 사안을 반영한 것으로 민영방송인 SBS의 정체성과도 관계가 있는 민감한 것들이어서 SBS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주목거리다.

金교수는 지난달 30일 열린 SBS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로 추천됐으며 오는 28일 열릴 정기 주총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받아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당시 "시민운동가들은 방송을 적극 감시해야 하며, 공영방송은 물론 민영방송인 SBS도 당연히 그 대상"이라며 "안에 들어가서 견제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지적해 고쳐야겠다는 생각에서 맡게됐다"라고 말했다.

민언련 부이사장 겸 정책위원장인 임동욱 광주대 교수도 SBS의 자회사인 SBS프로덕션의 사외이사를 맡게 됐다. 이 두 사람은 SBS의 사외이사로 가기로 한 다음 언론단체 보직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민언련의 성유보 이사장은 10일 회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두 분은 사외이사 취임을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며 "사외이사 활동은 조직적인 파견이 아니라 개인적인 활동"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成이사장은 "그간 활동을 평가해 두 분이 낸 보직 사표는 수리하되 정책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도록 제안했고, 두 사람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동안 언론단체에서는 두 사람이 SBS와 그 자회사에 사외이사로 가는 것에 대한 찬반논쟁이 분분했는데 반대가 많은 편이었다.

SBS는 이 두 사람 외에 성한표 전 한겨레신문 부사장과 이남주 YMCA 사무총장을 SBS문화재단에, 이명천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를 SBSi에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편 언론노조는 그간 10명의 전문가를 동원해 SBS의 행태를 집중 연구했으며 17일 백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채인택 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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