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보안 너무 허술|건널목사고 자동차에만 책임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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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8일 서울 휘경동 건널목에서 열차와 「버스」가 충돌, 「버스」승객 18명이 죽고 68명이 부상당한데 이어 11, 12일 이틀동안에 시흥과 전남 승주, 경남 창원 등 세 곳에서 잇따라 건널목 교통사고가 발생, 8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같이 건널목 사고가 잇따른 책임은 먼저 자동차 운전사의 부주의 등에 돌려져야겠지만 철도당국의 관리미흡, 기관사의 부주의 등 중요한 원인이 되고있다.
철도당국은 건널목 사고 때마다 운전사의 부주의로 책임을 돌려왔으나 철도당국이 건널목보안을 소홀히 하고 기관사가 건널목을 지날 때 복무규정에 따라 앞을 조심하거나 경적을 울렸는지, 과연 급정거 할 수 없었는지 문제가 되고있다.
12일 하오7시23분쯤 경기도 시흥군 시흥역 남쪽 남부건널목에서 서울영1-9610호「코로나」(유림운수소속·운전사 조만근·32)와 여수발 서울행 특급풍년호(기관사 장영환·45)가 충돌, 「택시」승객 평연규씨(40·시흥군서면하안리484)와 한명동 여인(33·시흥군서면하안리), 한여인의 딸 이옥엽양(3), 운전사 조씨등 4명이 숨졌다.
이 「택시」는 시흥에서 평씨 등을 태우고 서면하안리 「방일」마을로 가다 건널목에 이르러 「일단 멈춤」표지판을 무시하고 달리다 때마침 시흥역으로 들어가던 풍년호에 받힌 것이다.
운전사 좌석쪽문을 떠받힌 「택시」는 박살난 채 철길을 따라 4백여미터쯤 떠밀려 철길 옆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안양역을 정시보다 28분 연발한 풍년호는 이 사고로 시흥역에서 1시간45분이나 지체했다가 밤8시40분에 출발, 정시보다 2시간 늦게 서울역에 도착했다. 이 건널목은 2종 건널목으로 간수 2명이 상오7시부터 하오7시까지 근무하는데 이날 간수 안인승씨(29)가 근무를 마치고 철수한지 30분도 못 돼 사고가 났다.
이 자리에서는 작년 여름에도 밤에 군용 GMC「트럭」이 열차에 부딪쳐 차체가 크게 부서지고 운전병은 중상을 입은 일이 있었다.
이 건널목 양쪽엔 「일단 정지」표지판과 수동식 차단기가 있으나 신호등은 없다.
철도청은 이날 풍년호 승객 7백4명에 대한 급행료 23만9천85원을 환불했다.
【순천】12일 상오8시8분쯤 여수발 목포행 제75기동차(기관사 기오연·44)가 승주군별량면쌍림리앞 「세거리」건널목에서 벌교로부터 승객 박희주씨(38·승주군외서면부면장)를 태우고 순천으로 가던 벌교삼양「택시」소속 전남영1-906호「코로나」(운전사 서종화·37)의 뒷면을 들이받아 1백80미터나 끌려가는 바람에 승객 박씨와 운전사 서씨가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순천철도병원에서 응급가료중이나 생명이 위독하다. 이 사고로 「택시」는 대파되고 제75기동차는 제동관이 파손되어 보성∼순천행 통근열차 등 3개 열차가 1시간씩 연발했다.
이 건널목에는 경보기·차단기 등 장치가 없다.
【마산】지난11일 상오10시25분쯤 경남 창원군 내서면 합성리 366앞 철도건널목(무간수)에서 마산발 부산행 1702호열차와 경남영7-1707호 「트럭」(운전사 이정환·32)이 충돌,「트럭」조수 최원대씨(27)와 김진기씨(39·토건업)등 2명이 3주의 중상을 입고 「트럭」은 대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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