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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현대 미술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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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9년의 미술계 최대의 관심사는 현대미술관의 창설이다. 작년 가을부터 추진돼오던 미술관은 오는 4월 경복궁미술관 건물을 새로 단장, 6월에는 문을 열 예정이다. 문공부는 이 개설안이 무르익었음을 밝히면서 미술금고와 같은 사단법인체도 곁들여 구상중이라고 한다.
문공부가 책정한 미술작품 구입 예산만도 1천여만원.
그러나 문공부가 현대미술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의 전모는 아직 아리숭하다. 69년예산서가운데 「작품구입비」만 들어있을뿐 미술관자체의 운영비가 전혀 포함돼 있지않다. 한관계직원은 『복안이 다 돼있다. 우리가 다 해내면 안될것없다』고 말한다. 위원회같은 기구를 만들어 놓으면 오히려 병이 된다는 견해이다. 외부전문가가 참여치않아도 정부안에 충분히 사람이 있다는 설명이다.

<사단법인체 구상>
문공부는 우선 경복궁 미술관에 2명의 예술과직원을 상근시키고 있다. 앞으로 창설하는 미술관 역시 행정관리로 업무를 집행하리라고 들린다. 어떤 자문기관을 둘지 모르나, 미술진흥사단법인체를 강화해 미술관운영을 뒷받침할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사단법인은 『정부예산으로 일일이 도와줄수 없기 때문에 실업계의 희사금으로 자산을 확보, 미술인들 자신이키워나가는 기구가 되게하겠다』고 관계자는 밝힌다.
이같은 미술관및 미술진흥사단법인체의 정부안에 대해 미술계는 회의적인 의견을 토로한다. 창설하겠다는 결단도 중요하지만, 운영의 묘를 강구치 않을때 그 성과를 기대할수 없기 때문이다.
첫째 미술관을 운영할 인재의 확보이다. 덮어놓고 정부안에 다 있다는 말은 미술관 본래의 구실을 망칠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우수신진「픽업」을>
미술관의 행정은 일반행정과 달라 전문적인것인만큼 높은 안목을 가진 우수한인재의 협조가 필요되는것이다.
『현대미술관의 성격은 현대미술의 진로를 개척해주는데 그 사명이있다. 과거와같이 미술품을 수장하는 창고역할을해서는 안된다. 좋은작가의 좋은 작품을 전시하고 외국의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화단의 앞잡이가 되어야하며 또 우수한 신진을 「픽업」하여 성장시키는데 의의가있다.』 부단히 움직여 현대미술의 「센터」가 돼야한다는 최순우씨 (국립박물관미술과장) 의말이다.『미리 요원을 외국에 보내어 훈련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우방국가와의 문화협정 「채늘」을 통해「트레이닝」을하게 한다면 따로 예산이 없다하더라도 가능한일이다.』 그래서 1년전부터 구체적인 「플랜」을 세워 개관해야할 것이라고 이구열씨(미술평론가)는 주장한다.
둘째, 운영위원회 내지 구입작품 선정위원회의 구성이다. 문공부가 『위원회병』운운하는 것은 「노이로제」이며 떳떳하게 기구를 구성하지 못하는 까닭이라고 지적되고있다. 『문제는 작가를 중심으로 구성하니까 말썽이 빈발한다. 연로하다고 반드시 적격자로 생각하는것처럼 안이한 타성은없다. 그렇다고 해서 문외한이 좌지우지하는것은 더욱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작가가 아닌데 관여하다보니 스스로 작품에는 불충실하게된다고 유강열씨 (홍대교수)는 다짐한다.

<작가개입 없어야>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박물관의 미술전문가, 미술사가 내지 미술평론가, 예술원에서도 참여할 수있는데 그런 4, 5명의 확실하고 작은 위원회를 구성한다면 무난할 것이다. 외국에서는 위임위원에 대해 항구적인조처를 취하는게 항례이다.』임영방씨 (서울대미대교수)는 미술품의 보수·보존에 관한연구기관까지 필요로하는 것이 미술관이라고 덧붙인다.
작가가 직접 미술관에 관여할때 창설초부터 전시작품 선정및 구입에 혼란이 빚어질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문공부가 금년에 작품구입할 예산은 ①창작활동지원조로 18점에 4백20만원 ②역대국전 수상작 18점에 5백40만원 ③대표적작가의 작품10점에2백만원등으로 이는 현대미술관을 전제한것으로 측정된다.
세째, 미술관이 작품의 구매알선을 할수 있느냐의문제이다. 문공부는 우리나라 미술계 현황을 고려하여 작품의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 하다고 말하면서 이번 현역 작가작품전 (작년 12월21일∼3월30일 까지 경복궁)에서 팔고있음은 그 첫 시도라고 해명한다.
『정부가 장기계획으로 매입하고 원조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번처럼 화상을 겸행한다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다. 작품의 질과 선정에 자칫 부진을 부대하기 쉽다.』 미술관이 직접 안나서도 화상을 육성하는 길은 따로있다는 임영방씨의 말이다.
이와 결부하여 미술금고기구의 설치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는 김인승씨 (미협이사장) 는 『그런 기구를 으례 미술가가 운영해야한다는 생각은 그만 버려야겠다. 체육회와같이 사회적인물을 많이 포함시킴으로써 그들에게 흥미를 높이고 실제 도움주도록 함이 우리실정과 초창기 개발을 위해서 바람직하다』미술관의 경우에도 일부 삼여캐 하고싶다는 그의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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