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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창간 3주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 사회정의에 입각하여 진실을 과감 신속하게 보도하고 당지를 초월한 정론을 환기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밝은 내일에의 희망과 용기를 갖도록 고취한다.
-. 사회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경제후생의 신장을 적극 촉구하고 온잣 불의와 퇴영을 배격함으로써 자유언론의 대경대도를 구축한다.
-. 사회공기로서의 언론의 책임을 다함으로써 이성과 관용을 겸비한 건전하고 품위있는 민족의 목탁이 될 것을 자기한다.
사회정의의 구현, 사회복지의 증진, 사회공기로서의 언론 등 3대 목표를 내걸고, 본보가 발촉한지만 3년이 된다. 발족 당시 한국의 신문기업은 이미 과잉상태에 놓여 있는데, 이런 사회상황 속에서 또 새로이 신문을 발간하는 것이 실상실을 가하는 격이고, 기업으로서 모험이 아닌가하고 우려해 주는 사회인사가 저지 않았다. 그러나 본보가 지난 3년간 국민대중의 성원으로 놀라운 성장을 지속하여, 애독자는 증가일로, 사운은 융성일로에 있음을 생각할 때 우리는 중앙일보를 새로 발간하고 발전시켜온 것이 국가나 민족을 위해 충분히 보람이 있는 일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발간 3주년을 기념하는 오늘, 우리는 본보로 하여금 짧은 시일 안에 장족의 진보를 이루게 해준 독자나 국민제위의 애호 편달에 대해 충심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매스·콤」과 우리의 국가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려는 것인지에 대해 평소의 소신을 다시 한번 밝힐 필요를 느끼는 바이다.

<빈곤·불의·퇴영의 타파>
첫째, 우리는 빈곤·불의·퇴영 등 한국사회의 진보와 발전을 막는 온갖 행정적인 요소를 일소기 위해 과감히 싸워나갈 것이다.
지금 한국은 조상 때부터 물려받은 빈곤을 극복키 위해 공업화·근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러나 빈곤의 유래분석은 반드시 정확치 못하고 빈곤을 극복하는 방법의 제시 역시, 반드시 합리적인 것은 못 된다. 우리는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지적능력을 총집중하여 빈곤의 유래를 남남이 밝히고 이를 짧은 시일 내에 극복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을 적시에 제시해 나갈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근대화를 위한 격변과정에 있지만 권력의 내무나 주변은 물론 실로 공동생활의 모든 분야에 부정부패가 도사리고 있어 국가기강을 해이시키고 사회적 약자를 울리게 하고 있음도 부정치 못할 사실이다. 우리는 날카로운 정의감각과 맑은 양심, 그리고 강철의 의지를 가지고 온갖 불의를 파헤치고 응징하여 나가는데 매우 과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부정부패와 싸워나가는데 우리사회가 불의의 도량으로 말미암아 당장 무너질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선동적인 제작태도를 억제하고 국민으로 하여금 어둠과 어지러운 현실에 부탁쳐도 내일에의 희망과 용기를 갖도록 고취해 나갈 것이다.
수천년을 두고 타민족으로부터 침략·지배·정복을 당하되 남의 민족을 짓밟고 괴롭혀 본 일이 전혀 없는 우리의 민족사는 오늘의 우리 국민으로 하여금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아직도 퇴영의 껍질 속에서 은둔과 안일을 탐내는 경향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이 퇴영적인 폐풍을 극복치 않고서는 세계의 한국을 비약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이에 우리는 우리 민족의 능력과 전통, 그리고 발전에의 지향이 타민족의 그것들에 비해 결코 손색이 없음을 꾸준히 계몽하고 오늘의 세대로 하여금 민족적인 자신을 갖고 세계에 웅비할 수 있는 정치적 소지를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우리는 주로 우리사회의 부정적인 요소만을 들추어 내자지고 어둡게만 보도하려는 일부 「저널리즘」의 자세를 결코 옳다고 보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는 부정적 요소를 진실대로 파헤치되 발전과 번영을 위해서는 항상 긍정적인 자세를 위함으로써 「매스·콤」세계에 신풍을 일으켜 나가려는 것이다.

<복지·정의·희망의 선도>
둘째, 우리는 사회정의의 구현, 사회복지의 증진, 그리고 국민교양이 향상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사회 정의가 충분히 구현되는 사회라면 전 국민이 스스로가 부지런히 일하고 성실히 살아갈 줄 아는 인간이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회정의의 구현은 주로 정치집단의 의욕적인 활동에 기대하는바 큰 것이지만, 우리나라 정치는 당파대립 과열로 이 기본목표의 추구마저 혼미해질 때가 적지 않다. 「매스·콤」에 종사하는 우리는 늘 사회정의가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밝혀나갈 것이며, 어떤 개인도 사회집단도 사회정의를 짓밟고서는 못 배겨 나는 사회환경을 반드시 조성해 나갈 것이다.
복지사회의 이상추구는 현대국가의 공통의 과제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국가는 생선력 증강에 바쁜 나머지 복지사회 건설에 대해 필요하고도 충분한 정치적 배려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 탓으로 약육강식의 악현상이 조성되고 빈부간에 생활상 격차가 심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윤에 대한 욕망이 개인의 경제활동을 유발하고 자극해주는 자유기업제가 생산력 발전을 위해 최선의 제도임을 확신하지만 동시에 자유방임이나 빗나간 권력의 자의가 소득의 악분배를 결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복지사회건설의 깃발을 계속 높이 들고 소득분배의 공정화, 국민생활의 균형을 부단히 촉구하여 대한민국의 사회적 안정을 반석 위에 올려놓으려는 것이다.
최근 수년내 우리 국가는 전통사회에서 근대적인 시민사회로의 비약을 과감히 시도하고 있지만 이러한 비약의 성취는 경제개발과 아울러 국민의 지적수준향상을 통해서만 사기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의 교양이나 문화수준 향상에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는 「매스·콤」세계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는 국민교양면에서 신문이 지니는 사회적 사명을 자각하고, 일간지 외에 주간지와 월간기를 만들어 사회에 제공하여 많은 환영을 받아왔다. 앞으로 「매스·미디어」를 통한 국민교양향상운동에 있어서 우리는 보다 더 계획적인 활동을 전개하여 중앙「매스·콤」이 내는 신문·잡지가 국민들에게 정신적 양식이 될 수 있도록 온갖 지혜를 짜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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