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주민등록증에 전철 무료 패스까지 받았습니다.”
지하철 무임 승차가 가능한 나이라 해도 명 사회자 자니윤(77)의 위트는 녹슬지 않았다.
자니윤이 제랄드 졸링, 올 포원, 아니타 워드, F.R 데이비드 등 추억의 7080 팝스타가 대거 출연하는 국내 콘서트 사회자로 나선다.
5일 오후 7시 서울 노보텔 앰버서더 강남 호텔에서 열린 ‘월드 팝 콘서트’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50년간 외국에서만 살았는데, 거기에서 얻은 경험으로 한국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해보자는 생각에 돌아왔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에는 자니윤과 함께 총감독을 맡은 ㈜한국사하맘모스 이기진 대표, 음악 감독 토미키타씨가 참석했다. 콘서트는 8월 9, 10일 연세대 노천극장, 11일 제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문의 1661-4088).
자니윤은 “88올림픽 때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등 15명의 수퍼스타를 직접 섭외해 잠실 주경기장에서 국제적인 프레 올림픽쇼를 연 적이 있다”며 “요즘엔 젊은 사람들도 옛 노래에 관심이 많더라. 나이 든 사람과 젊은이가 섞여 즐길 수 있는 금싸라기 같은 기회다. 이런 국제적인 이벤트가 더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니윤은 이날 회견에서 최근 한국 관광공사 사장 내정설에 대해 “관광 공사고 무슨 공사고 나라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될 수 있다면 천 번이고 만 번이고 해야한다. 하지만 그런 건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연예인으로서 재미있게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쯤 세계 각지에서 고생하는 한국인을 조명하는 토크멘터리(토크쇼+다큐멘터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방송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치에는 관심이 없느냐는 질문엔 “정치를 하려면 첫째 치아가 튼튼해야 해요. 치아가 튼튼하려면 치과 의사를 잘 만나서 이를 바르게 해야죠. ‘정치(正齒)’해 놓은 튼튼한 이로 잘 씹어야 소화가 잘 돼요. 정치(政治)에 관심은 없지만 치아만큼은 튼튼합니다”라는 조크로 응수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하고 변화했다. 코미디도 옛날과 다르다. 토크쇼 코미디 하기엔 과거 ‘자니윤 쇼’(1989~90년)를 했던 때보다 10배는 좋은 환경이다. 그땐 자유가 없었다. 정치 얘기 조금만 나와도 PD가 못 나간다고 했다. 아침마다 신문 보며 정치 유머를 쓰는 게 취미인데, 일할 재미가 없어서 그만두고 나간 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람이 고쳤으면 하는 2가지로 ‘부족한 배려심’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을 들었다.
“대통령이 유머를 하는데 썰렁하대요. 뉴스를 만드는 사람도 남을 배려하는 게 부족하다 생각했어요. 여태 남자 대통령 중 유머하는 대통령 보셨어요? 여자분인데 최소한 유머는 하잖아요. 썰렁하든 뜨겁든, 시도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겁니다. 비판할 게 아니라 배려해 더 잘하게 지지해줘야죠.”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