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영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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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영국사람들의 여름휴가란 피서가 아니라 영서(영서)다. 더위를 찾아다닌다. 이글이글한 햇볕이 쏟아지는 어느오후라도 있어봐라 영국사람들은『야! 이게 사람사는 거로구나』고 좋아날뛴다. 알만한얘기다. 삼복지절이라는 오뉴월이라도, 그리도 흔한 비오고 우중충한 날이면 털「오버」를 걸쳐야 되는것이 이들의 알량한 여름이다. 그래서 7·8·9월「바캉스」철이면 남불로,「스페인」「이탈리아」등지로 햇볕을 찾아 무더기로 떠난다. 작년 한해만도 이렇게 밖으로 쏟아져나간수가 7백만명에 돈으로 따져 자그마치 9억「달려」-. 관광으로7억「달러」릍 벌어들였어도 적자다.
여름내 약4백만명의 외국관광객들이 한번씩은 거쳐가는「런던」(아·투·비·인·런던)번화가 모퉁이에 서있으면, 잠깐은『본토박이는 어디로 갔나?』싶어도진다. 그렇다고 그들이국내에서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다.
바다.
동해안의「스카버러」, 남해의「브라이튼」, 서해안의「블랙풀」을 잇는 바닷가로 찾아가다가 해님이 융숭한 마음이라도 써주면 해변은 벌거숭이 휴가족들로 메워진다. 소금기와 모랫가루가 땀구멍에 좀 끼어야 또 한 여름을 살았다고 느끼는 이 섬나라 사람들에게 바다는 어느곳에서나 가까운데있다.
육지족들에게도 가고싶은곳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얼른생각나는 곳만을 꼽아 남쪽으로는「솔즈버리」평원과「디킨즈」가 살던「켄트」주, 동쪽으로는「셰익스피어」의 고향, 서쪽으론 「하디」의「도셋」과 그주변, 서북으론「워즈워스」의「레이크·디스트릭트」그리고「테니슨」의「링컨셔」와「로빈훗」얘기의「셔웃」산림….
이들 고장에서 여름내 벌어지는 갖가지 축전들로 영국의 여름온 풍성하다.
「올여름은 어디로 가세요?』『올여름엔 어딜다녀오셨어요?』이런 인사들이『편안히주무셨어요?』만큼이나 흔하고 보면「여름과 호주머니와의 경쟁」을 영국 사람들의 생활의 태반이라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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