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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거위떼만「꺽꺽」|영화관 객석들어내고 대좌테이블 급조|AP기자도 몰래사진찍다 붙잡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소련및 「체코」공산당 실권자들의 비밀회담장소가 되어있는 「치에르나」영화관은 인구2천7백명의 소읍,「치에르나나드티수」역과 큰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서있다.

<인구2천7백명>
이번 회담을 위해 관람석을 모두 들어내고 회담「테이블」을 급히 마련했으며 건물을 새로 칠했다.
회담이 열리자 이 극장주변에는 수백명의 정·사복경관이 경비를 맡아 행인을 얼씬도 못하게 했는데 다만 거위떼만이 「꺽,꺽」거리며 오가고 있어 긴장도를 더욱 짙게했다.
「치에르나나드티수」읍일대는 약7천명의 병력과 「탱크」50대를 포함한 소련군 2개기동
대가 배치되어 있다.
상공에서는 역시 소련군「헬리콥터」가 공중정찰을 하고, 급조된 회담장소에서 대표단의
통신연락은 최신장비를 갖춘 무전연락차들이 맡아하고있다.
○…그러나 일반 보도진의 취재활동은 몹시 힘들다. 「체코」신문「소보보드네·슬로보」 (자유세계)지가 「체코」대표단을태운 특별열차의 진로에관한 취재작전을 소개한것을보면-.
그들은 「코시체」역을 전화로 불러 다음과같은 일문일답을 나누고있다.

<열차뒤를 따라라>
-대표단은 역에 얼맛동안 머물렀는가?
『20분이다.』
-사람이 많았는가?
『굉장히 많았다.』
-사람들은 「두브체크」나 다른대표들과 얘기했는가?
『물론이다.』
-다른대표들이 초조한듯한 인상을 받았는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우리와 만난것을 기뻐했다』
-열차는 몇시에 다시 떠났는가?
『정각 밤10시에.』
-어느쪽으로?
『치에르나나드티수로.』
신문은 1시간뒤에 「치에르나나드티수」를 불렀다.
-「치에르나나드티수」역인가?
『그렇다.』
-열차는 국경을 넘었는가, 아니면 우리 영토안에 머물러 있는가?
『역장을 불러오겠다.…역장이 자리에없다. 반시간후에 돌아올것같다.』
「소보보드네·슬로보」지는 반시간후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치에르나에 정차>
-열차가 국경을 넘어갔다는데 「체코」영내에 있는지 말좀해달라.
그러나 통화가 다시 끊어져 교환양들이 무진애를 쓴끝에 통화는 다시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는 마침내, 실로 마침내 우리가 알고자 했던것, 즉 열차가 「체코」안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동지는 보도했다.

<텅빈「크렘린」궁>
○…AP통신의 「디터·엔드리처」기자는 이고장의 표준의상인「나일론·코트」를 빌어입고 회담장소의 입구에서 약7백미터떨어져 쳐놓은 경찰저지선밖에 운집한 약2백명의 군중들틈에끼어 들었다. 그곳에서 망원「렌즈」로 사진을찍던「엔드리처」기자는 옆에있던 한청년의 고발로 경찰에붙들리기도.
한편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전 길다란복도는 29일저녁 소련이라는 나라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텅비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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