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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일본이 빼앗아간 섬들 돌려달라"…센카쿠 다시 격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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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리커창

중국과 일본이 다시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에는 역사 인식 문제인데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독일에서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독일 방문길에 포츠담회담 사적지를 찾아 “일본은 포츠담 선언에 따라 일본이 빼앗은 중국 동북지역과 대만 소유의 도서를 돌려줘야 하며 (연합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훼손하거나 부인하는 것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포츠담회담은 1945년 7월 26일 2차대전 승전국인 미국·영국·중국의 수뇌부들이 모여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한 회의다. 당시 참가국들은 일본의 항복과 점령지 반환 등을 골자로 하는 포츠담 선언을 발표했다.

리 총리는 이어 “역사는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한 면의 거울과 같기 때문에 역사를 바로 볼 때만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의 의미도 있다.

 그러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7일 즉각 반발했다. 그는 “(리 총리 발언은) 역사를 완벽하게 무시하는 것이며 센카쿠 열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완벽하게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왜 일본의 영토인지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28일 직접 나서 “일본의 주장은 정말 말로 설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식이 결여된 것이다. 우리는 일본에 다시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을 성실하게 공부하기를 정중히 촉구한다”며 반격을 가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전쟁을 일으켜 중국을 침략하고 대만과 그 부속도서를 불법적으로 점거했으며 이는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포츠담 선언 제8조를 보면 일본은 강탈해 간 중국의 영토를 반드시 중국에 돌려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대일 공세를 취했다.

 그는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인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위안부 정당성을 주장하는 발언에 대해서도 “위안부 문제는 일본 군국주의의 엄중한 전쟁 범죄이며 피해자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일본이 역사를 바로 보고 반성하며 책임을 지는 태도를 가져야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고자 한다”고 논평했다.

 언론도 포문을 열었다. 신화통신은 27일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발언은 역사 인식 결여에서 오는 것으로 다시는 이런 비상식적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또 일본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강취한 중국 영토를 반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콩의 봉황(鳳凰)TV도 “일본의 상식 이하 발언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센카쿠 열도 중·일 분쟁

2010년 9월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 센카쿠 해역에서 충돌

2012년 7월 일본, 센카쿠 국유화 방침 표명 중국 해양감시선, 일본 영해 진입

9월 9일 중국, 국유화 반대 입장 표명

11일 일본, 센카쿠 국유화

27일 중국, 유엔서 “일본이 센카쿠 열도 훔쳤다” 주장

2013년 4월 18일 중국, 해군함정 3척 센카쿠 인근 해상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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