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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위해 우리은행장 겸직 걸림돌 되면 언제든 사퇴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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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순우(63·사진) 우리은행장이 23일 차기 우리금융회장에 공식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이날 서울 중학동 우리카드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0여 년간 숙원사업인 민영화를 조속히 이뤄내 우리금융의 미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송웅순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장은 “이 내정자가 현직 행장으로서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와 대외협상력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신망을 받는 덕장형 리더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 민영화 원칙을 말해달라.

 “우리금융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 기업가치가 늘어나지 않는 인수합병(M&A)은 바람직하지 않다.”

 - 임기 중 민영화가 잘 안 되면 어떻게 할 건가.

 “내 모든 것을 조직을 위해 돌려줄 각오가 돼 있다. 민영화 추진에 걸림돌이 된다면 언제든 회장직을 내려놓겠다.”

 - 행장을 겸임하게 됐는데.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는 데 겸임이 (회장·행장 분리보다) 훨씬 낫다. 결국 우리금융 발전의 핵심은 2000만 명의 우리은행 고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면에서 현직 행장인 내가 회장직을 겸직하며 책임경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와 경영 계획은.

 “CEO 인사는 이른 시일 내에 하겠다. 계열사별로 전문성을 가진 분을 모셔오겠다. 만년 꼴찌였던 우리은행 여자농구팀이 통합 우승을 할 때도 내가 한 일은 감독 한 분 모셔온 것밖에 없다. 계열사 경영은 CEO에게 맡기겠다. 지주사 회장이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도 된다.”

 - 노조에 합병 시 구조조정을 안 한다는 약속을 했다는 말이 들린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런 약속은 전혀 없었다. 있어서도 안 된다.”

 이 내정자는 24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다음 달 14일 주주총회에서 회장에 선임된다.

이 내정자의 임기는 내년 말까지 1년6개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팔성 회장의 임기는 3년이었다. 회추위 관계자는 “임기를 마칠 때까지 회장·행장직을 겸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 내정자에게 준 민영화 시한이 내년 말인 셈이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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