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고 내리고] 고사리값 껑충 '高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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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설이 지났지만 고사리.도라지 등 나물류 가격이 계속 강세다.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정월 대보름에 또 한차례 대목을 이루기 때문이다. 고사리.도라지 등은 지난해보다 30%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이번 대보름 때도 비슷한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고사리의 경우 대형수퍼에서 1백g당 7백~8백원,도라지는 1천8백원에 팔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사리는 국내산이 극히 부족해 현재 재래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은 대부분 중국산이나 북한산이라고 한다. 국내산은 대형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일부 유통될 뿐이다.

LG마트 농산팀 신명호씨는 "10여년 전부터 중국산 고사리가 대거 국내에 들어오면서 국내산 가격이 폭락했고 국내 경작농가도 크게 감소했다"며 국내산이 부족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명절에는 중국산보다 북한산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북한산이 중국산과 가격은 비슷하지만 국내산과 재배환경이 비슷해 입맛에 더 맞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내산 고사리는 수입산에 비해 색깔이 연하고 줄기가 얇은 것이 특징이다. 수입산의 경우 줄기를 자른 단면이 매끈한 데 반해 국내산은 거칠다. 도라지는 길이가 짧고 잔뿌리가 많은 것이 국내산이다. 반면 잔뿌리가 거의 없고 동그랗게 말리는 성질이 강하면 수입산일 가능성이 크다.

유가 인상에 따라 시설재배 작물인 상추.호박 등의 가격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 관계자는 "기온이 최대 관건"이라며 "다행히 올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한 편이어서 당장 가격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과.배 등 과일은 설이 지나면서 가격이 내리고 있다.제수용으로 주로 쓰이는 큰 사과는 설날을 앞두고 개당 2천5백원 가량 하던 것이 2천3백원, 배는 1천6백원에서 1천3백원 정도로 떨어졌다. 반면 수입 오렌지와 딸기 등은 설 이후 수요가 오히려 증가해 소매가가 20% 가량 올랐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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