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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원료 감기약 두고 '시끌'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마약 원료가 든 감기약을 두고 의료계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논란이 된 성분은 슈도에페드린이다. 최근 국내에서 외국인이 이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을 약국에서 대량으로 구입 후 정제해 순도가 높은 필로폰으로 불법제조한 사례가 적발되면서 파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23일 국회·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슈도에페드린 함유 의약품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간담회에서는 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의사회에서는 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약사회는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되면 사실상 의약품이 퇴출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대신 약사회는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포함된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마다 별도의 판매대장을 작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2007년 식약처에서도 1회 판매를 기준으로 슈도에페드린 함유량이 720㎎이면 별도의 판매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하는 대책을 발표했었다. 당시 이 제도는 여러 약국을 돌면서 감기약을 다량으로 구입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된데다 이후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무산됐다.

일부 종합감기약에는 코막힘·기침 등 감기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들어있다. 장기 과량복용하면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계 부작용이 발생 할 수 있어 단일 성분으로 만든 약은 전문의약품으로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슈도에페드린이 마약인 필로폰의 원료라는 점이다. 최근까지도 감기약에서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추출해 필로폰 10㎏(시가 330억원 어치)을 제조한 국제 마약조직을 적발됐다. 이들은 감기약 구입이 어려운 호주를 피해 한국에서 구입한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제조해 이를 호주로 밀수출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슈도에페드린 함량이 높은 일부 종합감기약에는 다른 성분이 1개만 추가된데다 극미량이어서 마약원료 성분인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몇해 전에도 화학지식이 없는 남성이 인터넷과 화학책만 보고 감기약에서 이 성분을 추출해 마약을 제조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우선 식약처는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마약류 원료물질로 지정해 구입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의무화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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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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