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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삼월이의 치맛바람(4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큰무녀는 눈같이 흰 명주수건을 어깨와 몸에 휘휘칭칭 감았다 풀었다 하며 펄펄날려 춤을추면서 창부타령을 계속한다.
『한양성내로 들어가서 어떤 선달을 만났더냐, 김선달을 만났더나, 이선달을 만났더냐, 박선달을 만났더냐, 김선달, 박선달을 다버리고, 이선달을 만났고나. 알성장원에 경상감사, 도장원을 대했구나, 삼일유가를돌으신후, 선산에 소분하고, 구산에 소분하고
본댁으로 돌아가서, 부모께 현알하고 도문잔치, 나라에 충신되고 부모께 효자되고, 동생에 우애있고 일가에 빛나고 빛난 이름 천추에 유전하고 백대천손 만대유련.』
굿은 창부타령을 끝마치고 뒷전으로 넘어간다.
뒷전은 휘몰이판으로 하는굿이다. 열두거리 굿중에 마지막되는 굿이었다.
모든신과 귀신이며 원통하게 죽은 영산들을 초들어 불러내어 모조리 술과 떡과 과실을 먹여서 뒤풀이를 하는 마지막 굿이었다. 큰무녀는 청을 돋우며 걸립을 먼저 불러냈다.
『어라, 걸립만신 몸주대감걸립 안말울 이밖말울 이선왕걸립 수영고개 반장걸립 숫돌고개 사신왕래걸립, 물건너화주당에 매당 왕신걸립, 왕십리 수불당에 열네 애기재계걸립, 사직, 종묘열여섯살, 두도령님, 세자걸립 치어다, 성주걸립 나리밀어 지신걸립,
앞문에 화주걸립, 뒷문에 시주걸립, 상감마누라 양위분의 몸주걸립 직성걸립, 열두달, 홍수걸립, 영산걸립, 구신걸립, 상문걸립, 동벌걸립, 화의받아놀으소서.』다음에는 선왕을초들었다.
『배웅남산 불사선왕, 서으로 사신선왕 북으로 자하문동락당 성제우물, 동으로 자지동 선왕 남에는 우수재 선왕 팔도대동 올라올 때, 사해는 용신의외대배기 선왕, 두 대배기, 대동선에 고물 선왕에, 이물선왕, 만경창파, 허허바다, 밀물선왕에, 썰물선왕, 화의받아 놀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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