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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미국친구에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서울에서 발생된 무장공비침입과 동쪽바다 공해상에서의 미국군함「푸에블로」호 피납등 일련의 사건으로 한반도가 또다시 전쟁 재발의위기에 놓이게되었으며「베트콩」이 월남각중요도시를 일제히 공격한 사건으로 아주전역에 걸쳐 전면전쟁의 전야를 방불케하고있다. 이로인하여 자유세계의 영도적 국가이며 우리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미국은 군사·외교 두방면으로 초긴강상태에 들어간것이다.
절대적으로 우세한 실력을 가지고도 미국정부가 평화를 애호하는 입장에서 신중을 기하는 그 인내력에 대하여는 감명되는바 크며 특히 미국군함과 그 승무원들의 구출을 위한 노력에 대하여 우리는 동정뿐아니라 우리 자신의일과 같이 깊은 우려를 기울이고는 있지만 어쩐지 우리는 커다란 근심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군함1척과 그 승무원의 목숨은 과연 귀중한 것이나, 우리의 주권을 근본적으로 동요케 할 수 있는 어떠한 처사라도 우리는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다.
김일성도당의 국제적 위치를 높이고 그네들의 야욕을 더욱 조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여하한 가능성에 대하여도 우리는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이다. 그네들의 만행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힘과 그 힘의 발휘뿐이라고 우리는 오래전부터 깨닫고있다.
우리의 가장 친한 우방 미국에 진심으로 충고하고자 하는 것은 납치된 미국군함을 구출하는 가장 실효적인 방법은 실력으로 북괴도당을 압박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하한 외교적 흥정도 허사일것이며, 한국민족의 주권을 다만 그 일부분이라하더라도 희생시키는 방법으로 납치된 군함의 구출을 도모한다는것은 미국의 국위를 추락시킬뿐 아니라자유세계 모든 나라의 불신을 초래하는 결과가 될 것이 뻔하다.
14년전에 온겨레의 반대를 무릅쓰고 적과 휴전을 맺은 미국정부는 오늘에 와서 크게 후회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오늘에 또 다시 적에게 굴복하는것이라면 멀지않아 또 한번 후회할 날이 올것이다.
김일성 도당에대한 압력으로 인하여 중공과 소련을 개입시키게되며 그결과 세계대전이 일어날것이라는 염려를하는것도 어느정도 수긍된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그들의 수법과 과거의경험에 비추어볼때 공산진영이 만약 세계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준비가 되고 그러한 용의가있다면 그들은 어떠한 구실과 이유로써라도 그들의 시간표에 의하여 생활할 것이라는것을 너무나 잘 알고있다.
따라서 북괴의 군함납치에 대한 압력으로 대전이 일어날것이라는 쓸데없는 걱정에 미국이 응당 취해야할 행동을 자기 자신이 제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이에대하여 우리는 미국친우에게 충고하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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