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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프로메테우스」는 인류를 비참속에서 구해준 은인으로 옛「그리스」인들의 깊은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희랍신화에 따르면 인간이 엄동설한에도 따뜻이 잠잘 수 있는 것은 「프로메테우스」의 덕이다. 그는 나무가지를 들고 천상으로 올라가 불을 훔쳐냈다.
몰래 지상으로 내려와 인간에게 그 불씨를 전해주었다.
「프로메테우스」는 비록 인류에겐 은인이 되었지만 천상에서의 행각은「사기꾼」에 불과했다.
「올림퍼스」신들에게 바칠 제물을 마련하면서 그는 소를 잡아 신의 몫과 인간들의 몫으로 갈라 놓는 일을 맡았었다. 맛있는 등심살과 내장은 가죽에 싸서 그 위에다 곱창을 씌워놓고 한편 뼉다귀는 기름진 비계로 덮어 얼핏 보기에 먹음직스럽게 만들어놓았다. 「제우스」신이 어느 하나를 선택할 차례였다. 물론 신에게 바칠 몫은 기름져 보이는 쪽이었다. 「제우스」는 깜빡 속아 넘어가 버렸다.
후에 「제우스」가 인간에게서 불을 압수해 간 것은 불고기의 냄새에 그의 비위가 거슬린 문이었다. 「제우스」의 분노는 그래도 풀리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폭력의 신과 권력의 신을 동원,「프로메테우스」를 인적없는 광야의 끝「코카서스」산정으로 끌고가 바위에 쇠사슬로 묶어 놓았다. 그리고 독수리에게 그의 간을 파먹도록 했다. 그러나 그의 간은 밤마다 새로 돋아나와 생명은 부지되었으나 그럴수록 독수리에게 가슴을 쪼이는 고통은 끝없이 계속되었다.
근착「뉴스위크」지는 오늘의 미국을 바로 그「프로메테우스」에 비유하고 있다. 그 곤혹의 깊이를 조금은 알것도 같다. 지난29일「존슨」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예산교서 (69연도)는 어느때 없던 초대형이었다. 그 중에 포함되는 군사비는 무려 42.9%인8백억「달러」이다. 이것은 2차 대전 말기이래 처음 있는 기록이다.
월남전의 격화는 미국의 상처를 더욱 깊게 해주고 있다. 월남의 계엄선포는 그 중대국면의 상황을 알려준다. 미국은 실로 그 자체의 힘이 저지르는 일들을 어떻게 수습해야 좋을지 모르게되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에게 불고기도 주었지만 화상의 불씨도 그와 함께 전해준 것을 부인 할 수는 없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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