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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잡은 기지 수훈의 노부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부전선=임시취재본부】민간인 부부의 기지로 총상을 입은 채 북으로 달아나던「게릴라」1명이 사살됐다. 24일 하오 9시10분쯤 경기도 파주군 천현면 법원3리 이영환 (55) 씨 집에 오른쪽 허벅지에 관통상을 입은 무장 「게릴라」가 나타나 자고있는 부부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다. 『놀라지 말라, 나는 간첩이다. 그러나 너희들은 사살하지 않을 테니 부상 입은 곳을 치료해 달라. 배가 고프니 밥도 달라』 고 애원도 하고 협박도 했다.
이때 이씨의 부인 김복희(49)씨는 치료를 해주고 밥 두 그릇을 주었다. 정신없이 밥을 퍼먹는 것을 보고 이들 부부는 자고있는 어린애를 데리고 나와 바깥으로 대문을 잠그고 파견 나온 미2사단 23연대에 알렸다.
미군과 「카투사」가 이집을 포위한 것은 밤 9시 20분쯤 『나오라』고 고함치자 방안에서 수류탄 2발이 터져 나오고 기관단총을 난사해 일제히 총격전이 벌어졌다.
9시 30분쯤 갑자기 집안에서 수류탄 터지는 소리가 나고 총소리가 멎었는데 산산조각 난 방안에서「게릴라」는 자기가 가진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군당국은 「게릴라」의 자폭 때문에 소실된 이씨집을 보상해 준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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