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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요금 또 올려야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상록수의 작가 심훈씨의 소설에 세상이 고양이 눈깔처럼 밝아지는데…하는 대목이 있다.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은 너무 밝아서 차라리 부셔 고양이가 눈을 뜨지 못하는 세상이 됐다고나할까? 과학 문명, 기계 문명의 혜택으로 우리 생활은 얼마든지 편리 간결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문명의 혜택도 엄청난 값(대가)때문에 일반 서민층들은 그림의 떡 격이 되어버린 경우가 많다.
전화의 편리성은 누구나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가입비 때문에 중류층 이상이 아니고는 그 혜택을 입을 수가 없다.
해마다 늘어나는 전화국 국번과 허수룩한 전화국 청사에서 급속도로 초현대식 건물로화 하는 것은 무엇을 말해 주는 것일까? 외국에 갔다온 사람의 말을 빌면 전화 한 대 당 가입비가 7불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얼마나 부담 없이 모든 시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문명의 혜택인가
더욱이 내년부터는 한 달에 한 통화를 써도 1천4백원에 1할 1백40원의 세금까지 붙는다고한다. 가입자들은 이 부담을 어떻게 요리해야 할 것인가. 이것이 중류층 이상 가정의 생계비의 0·4%에 해당하니 부담이 크지 앉을 것이라고 한다지만 월 1백 내지1백20도수밖에 사용하지 않는 53·4%에 해당하는 가입자는 월 3백도수 이상 많이 쓰는 가입자의 몫까지 부담해야하는 격이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일일이 적어놓을 수도 없고, 적게 쓰는 집에서는, 에라 우리는 억울하니 3백번까지 수나 채우자, 한번 만판 돌려보자. 『여보세요, 거기 화장텁니까?』식으로 남용하지 말라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우리는 미래를 위한 안간힘도 좋고, 더 잘살아 보자는 계획도 좋지만 무리하지 않게 골고루 부담도 주고 혜택도 받았으면 한다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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