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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체육의 숨은 개척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김영옥 수녀(47세·성지여고교장)는 우리나라 여성체육계의 숨은 개척자다. 성지여고의 「배드민턴·팀」을 인솔하고 온 김 수녀의 영세명은 「이나시오」. 22년전 대구사대국문과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은 후부터 체육에 관계하기 시작했다.
경북고녀 재학시에 배구「볼」을 만져본 것이 학교에서 체육을 권장하게 된 동기라지만 『인격의 종합적인 발로는 체육을 통해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16년전 전주성심여고 재직시부터 체육을 적극 장려했다.
성심여고에서는 특히 탁구에 중점을 두어 재직 5년 동안에는 성심 탁구를 국내 「톱·랭크」에 올려놓기도 했으며 6년간 재직했던 계성여고에서도 역시 탁구를 길러내 계성탁구의 시조가 되었다. 그 후 부산 「데레사」 여고에서는 기계 체조를, 그리고 현직의 성지여고에서는 「배드민턴」으로 종목을 바꾸어 왔는데 계성탁구 「데레사」 체조 및 성지「배드민턴」은 이번 국체에서는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한때 농구와 「펜싱」을 가르쳐 왔는데 농구에서「볼」을 서로 탈취한다든지 「펜싱」에서 상대방을 찌르는 것은 어쩐지 신앙심 한구석에서 석연치 못해 포기했다』고 김 수녀는 신앙과 체육을 결부시키기도 했다.
금년에는 성지여고 팀과 함께 일본에 원정한바 있는 김 수녀의 스포츠에 대한 열은 뒷바라지로 끝나는 게 아니다. 때로는 직접 코치를 맡는가 하면 선수들의 어머니까지 되기도 하며 게임전 성모 「마리아」 앞에서 손을 모으면 자신도 모르게 승리를 기원하게 된다고.
그러나 원정때 수녀 기숙사에 투숙하기 때문에 학생들과 떨어져 자는 것이 제일 마음 아프다고 실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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