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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지막 인력 철수 … 전력·물 공급 동시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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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개성공단에 머물러 온 남측 인력 50명이 29일 모두 철수한다. 이틀 전 남측 근로자 126명을 귀환시킨 데 이은 조치다. 10만㎾급 대북 송전 관리와 하루 6만t 규모의 용수 공급을 담당해 온 한국전력과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도 철수한다. 이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한 당국자는 “전력·용수 공급을 담당해 온 관계자들이 귀환하면 동시에 단전·단수조치가 즉각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으로 평가받았던 개성공단은 금강산관광특구, 대북경수로 건설공사장(함남 신포시)에 이어 암흑의 유령지구로 남게 된다. 앞서 27일 북측 담당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남측이 철수요, 뭐요 하는데 개의치 않으며 우리는 남측 인원을 붙들어 둔 적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이 막판에 태도를 돌변해 시비를 걸어올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1월 3일 나선시에 관광 명목으로 입국했다 체포된 미국 공민 배준호를 가까운 시일 내 최고재판소에 기소할 것”이라고 밝혀 억류 미국인을 지렛대로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대미협상을 요구할 때 억류 미국인을 이용했었다.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북·미 관계가 꼬인 2009년 미국 여기자 2명을 억류, 12년형을 선고했고 결국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문제를 풀었다. 이듬해에는 미국인 말리 곰즈를 석방하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27일 부인 이설주와 함께 개관을 앞둔 평양 해당화관을 찾았다. 해당화관은 철판구이 식당과 커피숍 등이 들어선 복합상업시설이다. 이설주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미 프로농구협회(NBA) 출신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이 평양을 방문했던 2월 말 이후 처음이다. 김일성 생일(15일) 참배 때도 불참했던 이설주가 나온 건 김정은이 주도해 온 전쟁위기 조성 국면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징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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