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중국 태양광 업체 파산 ‘불똥’ 폴리실리콘 1조4620억 공급계약 해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중국 태양광업체의 파산으로 OCI가 1조462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계약을 해지했다. 중국 태양광 업계의 구조조정 여파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폴리실리콘은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태양 전지의 핵심 원료다.

 28일 OCI에 따르면 세계 최대 태양광업체인 중국의 선텍파워홀딩스의 계열사와 체결한 3건의 계약이 해지됐다. OCI는 2009년과 2010년 선텍파워홀딩스의 자회사인 우시 선텍파워와 총 1조여원어치의 폴리실리콘을 2016년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 또 2012년 선텍의 다른 계열사인 선텍파워인터내셔널과 2018년까지 4358억원어치의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해지된 금액은 지난해 OCI 매출의 60%에 육박하는 규모다. 또 지난해 말 기준으로 OCI가 확보하고 있던 장기 공급 계약분의 9%에 해당한다.

 문제가 된 선텍은 20억 달러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달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계열사도 파산 또는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OCI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기술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다른 공급선을 찾을 수 있다”며 “정부 지원으로 버텨 온 중국 기업이 퇴출되면서 시장이 정상화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OCI가 최근 적자를 내고 있는 주요 요인이 바로 폴리실리콘”이라며 “3분기까지는 폴리실리콘 과잉 공급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OCI의 수익성이 높아지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OCI는 1분기 23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두 분기 연속 적자지만 적자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