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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대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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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의 신문은 아직도 발전의 지평이 광대한 것을 우리는 새삼 전망할 수 있다. 「데모크라시」의전진, 산업기술의 진보, 사회의식의 향상, 전근대적 사회의 해체 등은 우리에게 더 넓은 대로를 열어 줄 것이다. 민족의 독립, 세계평화의 옹호, 민주주의의 구현은 인류의 과제이며, 바로 우리의 과제이고 그것은 또한 인간의 과제일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존중할 의무를 가지며, 그 의무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지를 감명 깊게 인식한다.
한국은 후진국「블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것은 자학이나 실의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냉엄한 현실이다. 전후의 초토 위에서 그 많은 나라들은 오늘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우리만이 나날이 자탄과 자조를 일삼을 수는 없다. 물론 우리는 세계사와 상황이 우리에게 무엇을 베풀었는지를 알고 있다. 그러나 이젠 우리도 그 영광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신념은 소박하나마 사실 거역할 수 없는 열망이며 숙원이다.
그 제1과는 경제발전이다. 한국의 국민총생산은 세계의 몇위인가. 1인당 국민소득은 과연 얼마인가. 우리는 숙연히 무엇인가를 생각해야할 시기이다. 과학기술은 하루속히 수공생산적인 악순환의 단계를 박차고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경제의 비약적 진전을 가져오는 추진력은 바로 민주적 질서의 형성에 있다는 것을 누구나 굳게 확신해야할 것이다. 퇴락된 사회의 기풍이나 자존자대한 이기주의는 민주주의의 질서 앞에서 무기력할 것이다. 『우리국민은 왜 패기가 없는가』하는 회의는 그 모든 책임을 외부조건으로 미룰 문제가 아니다. 우리 서로가 깊이 반성하고 생활할 문제일 것이다.
민주주의의 구축은 오랜 시간과 지루한 인내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이것이 체념 속에서 포기될 수는 없다. 서구의 민주적 전통은 자유시민에 의해 점화된 것이며, 자유시민의 피나는 사회건설보와 시민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자유의 광장에 세워진 금자탑은 오늘 그들에게 번영을 약속해주지 않았는가. 그것은 바로 생명으로 지킨 언론의 자유가 쌍은 위대한 역사의 작품이다.
사회는 그 이후에 방향을 찾게 되고, 모든 가치관은 척도를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비옥한 정치풍토도 이룩되었다. 우리는 오늘 새삼 정치현실의 유착상태를 목격하고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미래지향적인 활로를 걸을 것인가, 아니면 폐한적인 답보를 되풀이할 것인가는 우리의 엄숙한 이성과 용기에 달려있다. 이런 엄숙한 시점일수록 우리는 신문의 일일성을 지양하고, 보편 타당한 진리의 편에 서며, 면면한 역사의 대변자가 되는 긍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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