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당은 29일 운영회의에서 25명 이내로 구성되는 기획위원회를 설치키로 결정, 우선 잠정적이나마 유진오체제로 당지도체제의 골격을 굳혔다. 9월 전당대회가 무기연기됨에 따라 다음 전당대회까지 사실상 당운영의 중심기구가 될 이 기획위는 유 대표가 위원인선을 끝내는 내주초부터는 본격적인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선거대책위가 해체된 뒤 정상적인 당운영기구가 없기 때문에 대여투쟁을 포함한 당운영에 큰 지장을 가져오고 있다』고 누차 지적해온 유 당수의 당초 당기구 개편안은 현 당내 최고의결기관인 60여명선의 방대한 운영회의에 대치, 수임기구로서 중요정책문제에 대한 의결·처리권을 가진 10명내지 20명이내의 강력한 당내 특별위원회의 설치였다.
그러나 29일 운영회의에서 채택된 「중앙기획위원회설치규정」은 기획위원회의 직능으로서 (1)당면한 중요정치문제 및 당무 (2)6·8부정선거무효화투쟁에 관한 사항 (3)각 상임위원회 및 특별위원회에서 제출한 안건 (4)중앙감찰위원회에서 제출한 안건 (5)당헌개정 및 당규제정 (6)예산 및 결산안등 6개사항에 대해서는 「심의」를 할수있게 하고 그의 (1)운영회의위임사항과 (2)기타당면중요사항은 「심의처리」할수있게 했다.
이러한 기획위기능의 반자문적 반의결적 양분은 복잡한 당내파벌간 이해의 산물인 동시에 앞으로도 당운영과정에 복잡한 해석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맨처음 유 당수가 만든 기획위원회 설치규정에는 기획위의 직능으로 규정된 전기 8개사항은 모두 심의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했었으나 신한계가 운영회의를 앞두고 기획위의 성격을 자문기관이어야 한다는 이견을 제기, 유 대표는 일부사항은 심의만 할수 있도록 수정하여 운영회의에 상정했다는 것. 새로이 구성될 기획위원회는 10명의 당연직위원과 당수가 지명하는 15명이내의 무임소위원으로 구성되도록 되어있다.
당연직으로는 운영회의 정·부의장(유진오·조한백) 전당대회 정·부의장(김의택·정운갑)과 중앙당의 총무·조직·선전·정책·재정·감찰위원등 10명. 이 기획위구성에 있어 유 당수는 처음 당내 민주계나 신한계가 주장하는 위원전형위를 거치지 않고 15명의 무임소위원 전원과 당연직위원중 전당대회 정·부의장과 운영회의 정·부의장 및 감찰위원장등 5명을 제외한 도합 20명의 폭넓은 인선권을 위임받음으로써 지금까지 각파의 합의에 의해 추대된 당수의 영역을 벗어나 새 지도체제구축의 발판이 될 폭넓은 재량을 갖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29일 운영회의는 6·8선거무효와 투위설치요강을 수정, 당내특별기구였던 「투위」를 새로 설치된 기획위에 흡수 일원화시킴으로써 이제까지 분산된 당내투쟁을 효율적으로 추진할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유 당수는 금주말까지는 기획위의 무임소위원과 대부분이 이미 사의를 표명한 5개상임위원장 개편을 매듭지음으로써 내주초부터는 기획위중심으로 당기구를 정상화할 예정이다. 당기구정상화는 필연적으로 지금까지 낙선자와 당선자간의 6·8선거 무효화 투쟁방법을 에워싼 대립으로 반신불수 상태에 있는 현 대여투쟁노선이 얼마간의 탄력성을 찾을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다만 그 인선에 있어 또다시 파벌안배에 치우쳐 현 운영위의 단순한 축소판이 돼버리지만 않는다면-.<이창원 기자>이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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