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정년시대] 현대중공업·GS칼텍스 등 이미 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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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전체 직원 2만5000여 명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했다. 만 58세이던 정년을 2년 늘리는 대신 58세부터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결과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년 연장으로 인건비가 늘고 생산성이 떨어졌는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하지만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회사 분위기도 확 좋아졌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신규 채용 규모는 2800여 명으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년 60세’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포스코·GS칼텍스 등 적지 않은 기업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대규모 장치산업이 주 업종인 기업들로 사무·서비스직보다 생산직 직원이 많은 게 특징이다.

또 대부분이 58세 전후를 기점으로 임금을 줄이는 임금피크제를 함께 도입했다. 시행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2~3년 전부터이며 노사 합의가 뒷받침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기업은 “숙련도 높은 인력을 활용할 수 있고 노사 화합이 잘되는 등 생각보다 효과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GS칼텍스는 전 직원 3000여 명의 정년을 만 58세에서 지난해 1월부터 60세로 연장했다. 다만 59세부터 2년간은 최고 임금의 80%를 받는다. 2년 동안 신규 채용 규모도 그대로다.

GS칼텍스 측은 “기업의 신규 채용이 퇴직자 수와 반드시 일치하는 건 아니다”며 “지난해는 정년 연장 도입 첫해지만 신사업 때문에 오히려 전년보다 두 배가량 더 뽑았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주요 17개 계열사 중 10개 사의 정년이 60세다. SK이노베이션 같은 장치업종은 정년이 대부분 60세고, SK텔레콤이나 SK하이닉스 같은 지식업종은 58세다. 포스코는 회사가 노조에 정년 연장을 제안한 경우다.

포스코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사규상 정년은 58세지만 정년 퇴직 후 대부분의 생산직은 무기 계약직으로 2년간 더 일한다”고 말했다. 신규 채용도 매년 비슷한 6700여 명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지난해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한 이후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정년 연장으로 퇴직자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대형마트 규제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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