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메인 조사는 통곡에 묻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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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춘우군을 잃은 진주교육대 부국 어린이들은 6일 상오 9시 30분 교정에서 김낙선 교장 등 전 교직원이 함께 모여 「춘우군의 위령제」를 흐느낌 속에서 마쳤다.
어린이 대표 강학중(10·4년)군이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네 머리 맡에 영원한 자장가를 보낸다』면서 조사를 목메어 읽어 내리자 가족들과 선생님 어린이 할 것 없이 교정은 온통 울음바다가 되었다.
『짓밟힌 꽃봉오리의 무덤 앞에 바친다』는 조사에서 강군은 이렇게 읊어 내려갔다.
『한 송이 가련한 꽃이, 봉오리조차 채 맺지 못한 연약한 꽃이,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우리들의 안타까움도 아랑곳없이 끝내 꺾이고 말았구나.
훔치고 때리는 세상, 욕하고 죽이는 사회이지만 죄 없는 우리 동생만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그래서 방긋 웃음 짓는 예쁜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들은 기다렸는데….
설마 네가 그 흉악한 자들에게 생명을 빼앗기고 뜨거운 남강 백사장에 묻혀 있으리라고 꿈엔들 생각했더란 말이냐. 하느님이 원망스럽구나.
이제 너는 가버리고 우리들은 네 무덤 앞에서 네가 고이 잠들기를 기다리고 있단다. 봄이면 꽃들이 곱게 피어서 외로운 너의 넋을 지킬 것인데…. 우리들의 마음은 항상 네 곁에 있어, 잠든 너의 머리맡에 영원한 자장가를 보낸다. 춘우야, 고이 잠들라.』
한편 춘우군의 유해는 이날 상오 6시 진주시내 옥봉 남동 시립 화장장에서 화장되어 선악산 기슭 풀밭에 뿌려졌다. <진주=나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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